미국 정부는 이날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26%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다만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 목재 등 관세가 이미 적용 중인 품목들에는 이번 조치가 적용되지 않았다.
앞서 미국은 모든 무역 상대국에서 수입되는 철강·알루미늄과 이를 이용해 만든 파생상품에 지난달 12일부터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만약 이번 상호관세가 예외 없이 적용됐을 시 미국으로 수출하는 우리나라 철강·알루미늄에 51%에 달하는 관세가 매겨져 산업에 큰 타격이 불가피했다.

포스코 경북 포항제철소 제2고로에서 쇳물이 생산되고 있다.(사진=포스코)
중국발 저가 공급 과잉과 건설 경기 침체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한 국내 철강업계는 트럼프발 관세전쟁 정면 돌파를 위해 미국 현지 제철소 투자라는 승부수를 띄우고 현지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철강업계 1위 기업인 포스코는 최근 현대제철에 이어 미국 내 제철소 건설 계획을 공식화했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지난달 31일 창립 57주년 기념사에서 “미국과 인도 등 철강 고성장·고수익 지역에서 현지 완결형 투자와 미래 소재 중심의 신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현지 완결형 투자는 현지에서 쇳물을 뽑는 상공정을 갖추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반제품을 최종 제품으로 만드는 하공정뿐 아니라 직접 쇳물을 뽑는 상공정 투자를 통해 완전한 철강 완제품 생산 체제 확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제철(004020)은 8조5000억원을 투입해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자동차용 강판에 특화된 전기로를 건설하기로 했다. 오는 2029년 상업 생산이 목표다. 현대제철은 미국 현지 투자를 위해 내부 전담 조직을 꾸린 데 이어 조만간 현지 인력 파견 등을 위한 후속 인사 발령을 낼 계획이다.
철강업계는 미국 현지에서 직접 철강재를 생산하면 관세를 피하고 물류비 절감이 가능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유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철강에 25% 관세가 부과됐지만 기존에 무관세 수출을 했던 캐나다, 멕시코, 유럽연합(EU), 일본 역시도 같은 조건에 놓였다”며 “그동안 수출 장벽이었던 물량 쿼터가 사라져 향후 가격 경쟁력이 유지되고 현지 수요가 견조할 경우 오히려 수출량을 늘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