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최대 수출 시장인 미국인 만큼 엄청난 타격이 불가피하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 규모는 347억4400만 달러(약 51조원)였다. 한국 자동차의 해외 수출액 중 49.1%가 미국이었다. 대미 자동차 수출량은 지속 증가해왔다. 한국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량은 2020년 82만여대에서 2024년 143만여대로 늘었다.
신용평가기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엄포를 놓을 때마다 관세율 20∼25%만으로도 현대차그룹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S&P 글로벌은 상호관세 20% 부과 시 현대차·기아의 영업이익이 최대 19%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멕시코 및 한국 수입차에 관세 25%가 부과되면 현대차·기아의 영업이익이 34%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호세 무뇨스(왼쪽) 현대차 사장과 송호성 기아 사장이 3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서울모빌리티쇼’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사진=현대차그룹)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는 3일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2025 서울모빌리티쇼’ 사전 발표회에 참석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조치에도 미국 내 자동차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무뇨스 사장은 “(예견됐기 때문에) 크게 놀라운 사실은 아니었고 관세 영향을 분석 중”이라면서 “미국 시장이 아주 중요한 시장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고, 단기뿐 아니라 장기 관점에서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송호성 기아 사장도 이날 행사에서 “어떻게 대응할지가 숙제인데, 가장 유연하고 빠르게 대응하는 저희 장점을 가지고 신속하게 응하겠다”면서 “관세 발표에 따른 가격 인상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이 이러한 판단을 내린 것은 향후 미국 내 생산량을 늘릴 카드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준공 완료한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생산 라인을 20만대 증설할 계획이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물량은 미국을 제외한 지역으로 돌리는 수출 다변화 전략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겸임교수는 “현재 현대차·기아가 수출하고 있는 시장은 190곳 이상”이라며 “남는 물량을 각국에 600~700대씩만 더 공급해도 손실을 일부 상쇄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자동차 부품 업계도 미국 생산 확대, 수출처 다변화 등 주판알 튕기기에 한창이다. 한국타이어는 미국 테네시 공장 증설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빠르면 연내 초도 생산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내에는 풀 가동이 가능할 것이며 연간 1200만본정도 생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현재 미국 매출 비중이 25%가량”이라며 “미국보다 더 수익성 높은 지역에 우선 선적을 하는 등 물량 전환 방법을 통해 수익성에 최대한 영향을 덜 받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현대차그룹과 함께 미국 진출을 포함해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