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대한민국 콘 아이스크림의 역사에 빠질 수 없는 존재가 있다. ‘최초’라는 다양한 기록들을 써가며 국내 최장수 아이스크림 브랜드로 자리잡은 해태아이스의 ‘부라보콘’이 그 주인공이다.

부라보콘 출시 후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부라보콘의 인기는 뜨거웠다. 공장 출입문을 봉쇄했을 정도로 상경한 도매상들로 공장 주변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와 같은 인기에 출시 후 국민이 먹은 부라보콘을 모두 한 줄로 연결하면 지구 26바퀴 이상을 돌 수 있는 양이라고 알려진다.
부라보콘은 오래된 역사의 시간만큼 여러 일화가 전해져 오기도 한다. 남북 정상회담에서 대한민국 정부 관계자가 북한 관계자에게 부라보콘을 보여줬고, 당시 북한 관계자가 이를 미국에서 생산한 제품으로 착각한 일화는 유명하다. 부라보콘은 당시 대한민국의 경제적 우월함을 상징하기도 했다.
또한 일상 속 시민들과의 소소한 이야기도 있다. 1977년 고등학교 학생들과의 내기에서 진 한 선생님이 “2000년 2월 22일 오후 2시에 서울 덕수궁 앞에서 부라보콘을 사주겠다”라는 약속했다. 20년이 지나 당시 한 학생이 1997년 IMF로 부라보콘의 생산이 중단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에 회사 측으로 편지를 보냈고 그 편지에 응답해 20년 전 가격인 100원에 부라보콘을 잔뜩 보내준 일화가 회자되기도 했다.

마케팅 활동에서도 부라보콘은 최초의 타이틀을 놓치지 않았다. 1976년 부라보콘은 식품·제과·과자 업계에서 최초로 상업용 CF를 제작했다. ‘12시에 만나요~부라보콘’으로 시작되는 CM송은 중독성 넘치는 음악과 가사로 소비자들을 사로잡았고, 지금까지도 부라보콘을 상징하고 있다. 1980년대에는 김혜수, 정수라, 박남정 등 당대 최고의 유명 가수들을 모아 부라보콘 CM송을 합창하는 광고를 제작했다. 1990년대 이상은, 김흥국 등 무려 19명이 대규모로 잠실 주 경기장 올림픽 메인 스타디움에서 촬영하며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2000년에는 정엽, 윤도현 밴드 등 당대 인기 있는 가수들과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특히 2022년에는 업계 최초로 가수의 목소리가 아닌 수어로 청각 장애인에 가사를 전달하는 수어 CM송 캠페인 ‘세상에서 가장 조용한 CM송 캠페인’을 진행했다. 청각 장애인 후원단체 ‘사랑의 달팽이’와 협업을 통해 한정 패키지를 제작하며 캠페인의 의미를 더했다. 이 캠페인은 ‘2022 대한민국 광고대상’을 비롯한 각종 광고제에서 총 13개 상을 수상했다.
2021년에는 배우 이병헌을 모델로 발탁한 광고를 선보였고, 지난해부터는 인기 아이돌 세븐틴의 부승관과 함께한 광고 캠페인을 공개하며 소비자와의 접점을 이어가고 있다.

해태아이스 관계자는 “부라보콘은 1970년 출시한 국내 최초의 콘 아이스크림으로, 지난 55년 동안 소비자들에게 사랑받아온 아이스크림이다”라며 “앞으로도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