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쿠르트가 설탕물이라고?…풍미 가득한 맛의 비밀[1등의맛]

경제

이데일리,

2025년 4월 26일, 오후 02:58

“K푸드 어벤저스가 모였다.”

세계로 뻗어가고 세계가 주목하는 K푸드 탑티어 회사들이 직접 K푸드의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들려드립니다. 매번 먹는 거라 익숙하지만 실은 잘 모르는 우리 식품의 깊고 진한 맛을 맛볼 수 있을 겁니다. 김치(대상)-만두(CJ제일제당)-유산균(hy)-빵(SPC그룹)-제과(롯데웰푸드)-아이스크림(빙그레)-맥주(OB맥주)-두부(풀무원) 등 각 분야의 1등 회사가 이름을 내걸고 매주 토요일 [1등의맛]을 배달합니다. <편집자주> ③

[이철호 hy 중앙연구소 유제품팀장] ‘유산균(Probioctics)’은 작지만 위대한 ‘유산(Heritage)’입니다.

흔히 장(腸) 건강을 위해 섭취하는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와 유산균(乳酸菌). 이 둘은 종종 같은 의미로 사용되지만, 엄밀히 다르다. 프로바이오틱스는 건강에 좋은 효과를 주는 미생물을 총칭한다.

유산균은 탄수화물을 발효해 젖산(Lactic acid)을 만들어 내고 장내 환경을 산성으로 만들어 유해균의 증식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면역 세포의 대부분이 장 내 존재한다하니 그 역할이 중요하다. 프로바이오틱스가 좀 더 큰 개념이고 유산균이 그 일부라 생각하면 쉽다. 때문에 프로바이오틱스의 대부분은 유산균이지만 프로바이오틱스가 꼭 유산균이라 할 수는 없다.

인류는 오래전부터 유산균과 공존해왔다. 발효식품, 천연물 뿐 만 아니라 피부 그리고 소화 장기에도 존재한다. 유산균을 상용화한 회사는 대부분 인체 뿐 만 아니라 녹차, 모유, 김치 등 다양한 출처에서 균을 수집한다. 연구 인력들이 전국을 돌며 발효식품 맛집을 찾거나 전통시장을 방문해 균을 모으는 경우가 많다.

오늘날 유산균은 면역체계에 대한 인식변화로 다양한 유형의 제품으로 출시되고 있다. 지난해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6조440억 원으로 2020년과 비교해 16.8% 증가했다. 이중 프로바이오틱스는 7천777억 원으로 홍삼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그야말로 유산균의 전성시대다.

(사진=hy)
‘설탕물’이 아닙니다. ‘건강기능식품’입니다.

유산균을 활용해 만드는 식품은 많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발효유다. 발효유는 우유와 같은 유가공품을 유산균, 효모로 발효시킨 것이다. 균종과 제조 방식에 따라 다양한 풍미와 맛을 낸다. 김치나 막걸리가 먼저 떠오르겠지만 이는 제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효가 일어나는 것이라 제외다.
국내 발효유 시장을 연 제품은 ‘야쿠르트’다. 올해로 출시 54년을 맞았으며 가운데가 움푹 들어간 용기 모양과 초록색 뚜껑만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인 국민음료다. 용량이 65ml라 한 모금 툭 털어 넣음 감질 나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내 새콤달콤한 풍미가 입안을 가득 채워 식욕을 돋우고 깔끔한 디저트로 좋다.

그 작은 한 병에는 많은 노력과 함께 몇 가지 오해가 담겨있다. 우선 야쿠르트는 일반 음료가 아니다. 그 자체가 건강기능식품이다. 한 병당 프로바이오틱스 100억 CFU(Colony-forming unit)를 보증한다. CFU는 눈으로 보이지 않은 균을 세는 단위로 이해하면 된다. 표시 상으로 100억이지 실제로는 총 5종의 유산균을 200억 이상 투입해 만든다. 배양 종균을 만드는 데만 13일의 시간이 소요된다. 야쿠르트의 특유의 맛과 풍미는 이 과정에서 다듬어진다. 병 자체가 작아서 건강기능식품 인증 후 기능성 멘트를 패키지에 새기는데 관련 부서가 마음 고생한 웃지 못 할 에피소드도 있다.

유산균 회사에 몸 담은지 20년이 넘었는데 ‘야쿠르트는 설탕물이다’라는 이야기는 들을 때마다 속이 상한다. 믿기 어렵겠지만 당은 유산균의 성장과 대사에 필수적인 에너지원이다. 야쿠르트를 만드는 배양액은 유산균 발효물로 소비자가 그대로 음용하기에는 제조 과정에서 생성한 유기산(젖산) 때문에 신맛이 너무 강하다. 먹기 힘들 정도라 소비자가 음용하기에 적절한 최고의 맛을 구현하기 위해 감미료(특히 설탕)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hy 중앙연구소 연구원 (사진=hy)
하지만 제품을 시장에 내놓음에 있어 트렌드를 반영해야 함은 분명하다. WHO(세계보건기구)도 가공식품을 통해 섭취하는 당류를 1일 총열량의 10% 미만(2000 kcal 기준 50 g 이하)으로 권고할 만큼 당류는 현 시대의 소비자 건강을 위해서 관리해야 할 영양 성분임은 틀림없다.

hy는 국내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을 이끌며 2014년 부터 ‘당줄이기 캠페인’을 진행해왔다. 캠페인 초기에는 당 함량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면 2017년부터는 당 자체를 바꾸면서 기존의 맛을 유지하는 연구를 지속하였다. 기능성을 가진 자일리톨, 시트러스추출물, 효소처리스테비아, 알룰로스 등 다양한 대체 당 연구를 통해 식품업계 당류 저감화를 선도하였다. 회사의 이러한 노력은 최근 한 차례 더 진화했다. 장기 배양을 통해 유원료 자체 당류를 유산균이 모두 사용하게 하는 무당 발효유 개발이 막바지 단계다. 곧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끝으로, 유산균 섭취 방식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싶다.

“유산균은 나그네, 여행자입니다”

저스틴 소넨버그 스텐퍼드대 교수는 유산균을 나그네, 여행자라고 정의했다. 실제 유산균으로 통칭되는 프로바이오틱스는 섭취 후 2주 정도면 대변에서 검출되지 않는다. 또 장 내 미생물 생태계에 좋은 영향을 끼치는 비피더스균은 출생 당시 체내에 가장 많이 존재하다 나이가 들수록 감소한다. 때문에 우리는 유산균을 매일 꾸준히 먹으며 보충할 필요가 있다. 우린 이걸 건강한 습관이라 부른다. 우리네 일상을 건강하게 할 좋은 습관을 hy의 신선한 생균 발효유와 함께하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이철호 hy 중앙연구소 유제품팀장 (사진=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