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넥스트, AI 기업들 집중 투자…추가 M&A 나서나

경제

이데일리,

2025년 5월 11일, 오후 07:00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들어 유독 인공지능(AI) 스타트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벤처캐피털(VC) 자회사인 삼성넥스트가 올해 투자한 스타트업 중 대다수가 AI 관련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가 미국 마시오 오디오사업부를 품으며 시장의 기대를 키우고 있는 만큼 추가 인수합병(M&A)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삼성넥스트, AI 스타트업 집중 투자

11일 삼성전자(005930)에 따르면 삼성넥스트가 올해 들어 투자한 8곳의 스타트업 중 7곳은 AI 관련으로 나타났다. 뮤직 AI(Music AI), 세이플리 유(SafelyYou), 암모(AMMO), 프리머스(Primus), 세라믹 AI(Ceramic.ai), 리얼리티 디펜더(Reality Defender), 파운데이션 EGI(Foundation EGI) 등이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삼성넥스트는 삼성전자의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주요 전진 기지다. 과거 삼성글로벌이노베이션센터(GIC)를 중심으로 산재한 투자육성 기구를 통합한 VC 자회사다. 삼성의 자체 연구개발(R&D)만으로는 부족한 부분을 펀드 조성 생태계를 통해 메우는 게 그 목적이다. 이를 통해 스타트업은 성장에 필요한 모험자본을 확보하고, 삼성전자는 경영상 전략적인 이익을 가져가는 식이다. 삼성넥스트의 투자 지도가 곧 삼성의 미래로 불리는 이유다.

삼성이 올해 1월 투자에 참여한 뮤직 AI는 AI 기반 음악·오디오 앱 모이세스(Moises)를 개발한 회사다. 이는 자체 AI 플랫폼을 통해 음원에서 보컬, 드럼, 베이스 등의 소리를 따로 추출해 편집할 수 있게 해준다. 모이세스의 AI 오디오 솔루션을 이용하는 프로듀서, 뮤지션 등은 현재 5000만명이 넘는다고 한다. 삼성넥스트에 따르면 지난 2023년 39억달러(약 5조5000억원) 규모였던 전 세계 음악 시장은 작곡, 제작, 유통 등에 AI를 통합하면서 오는 2033년 387억달러로 커질 전망이다.

삼성넥스트가 투자한 또 다른 AI 스타트업인 세이플리 유는 노인들의 낙상 사고를 실시간 감지해 간병인에 즉시 전달하는 플랫폼을 갖고 있다. 노인 요양 시설과 가정 내 돌봄 환경을 바꿀 수 있는 기술이라는 평가다. 삼성넥스트 관계자는 “AI를 통해 실제 일상의 문제들을 해결하는 사례”라고 했다. 최근 투자한 파운데이션 EGI의 경우 AI를 통한 제조 혁신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회사다. 엔지니어링 일반지능(EGI) 플랫폼을 통해 비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제조 공정의 낭비를 줄이겠다는 목적을 갖고 있다.

◇‘돌아온 큰 손’ AI 관련 M&A 나서나

삼성은 이외에 △암모(다중 AI 에이전트 플랫폼 통한 콘텐츠 생태계 혁신) △프리머스(AI 관련 고급 암호화 솔루션 통해 개인정보 등 보호) △세라믹 AI(AI 학습을 더 가속화해 자체 AI 모델 효율성 증대) △리얼리티 디펜더(멀티모달 AI 통해 딥페이크 동영상·음성 탐지) 등에 투자했다. 산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의 AI 투자를 보면 미래 AI가 산업계에서 얼마나 광범위하게 쓰일지 짐작할 수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AI 관련 기업들에 대한 M&A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자회사 하만이 마시오 오디오사업부를 인수한 이후 시장에서는 ‘잠잠하던 M&A 큰 손이 돌아왔다’는 말이 나왔다. 그 핵심이 AI라는 것이다. AI는 삼성 반도체, 가전, 스마트폰, 헬스케어, 전장 등 주력 사업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측면 역시 있다.

박순철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주주가치 제고와 미래 성장을 위한 M&A를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