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하엘 쉬베(Michael Schiebe) 메르세데스-AMG CEO
메르세데스-AMG가 전동화 시대를 정조준한다. '고성능 퍼포먼스차'라는 AMG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포뮬러 원(Formula 1) 기반 첨단 기술과 공격적 디자인을 더 해 고성능 전기차(EV) 시장의 판도를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미하엘 쉬베(Michael Schiebe) 메르세데스-AMG CEO는 지난 26일(현지시간) 메르세데스-벤츠 본사가 위치한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AMG GT XX 콘셉트카 출시를 기념해 열린 한국 기자들과의 라운드 테이블에서 "기술·디자인·감성 세 축을 동시에 끌어올려 전기차 시대에도 AMG만의 기준을 새로 쓰겠다"고 선언했다.
쉬베 CEO는 먼저 AMG가 앞으로도 내연기관(ICE)과 전기차(EV)를 모두 지속 개발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아직도 내연기관 차량을 선호하는 고객층과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이 존재한다"며 "AMG는 완전히 새롭게 설계한 V8 파워트레인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전기차 시장에서 '고성능 퍼포먼스'를 앞세워 선도적 입지 구축에 나선다. 이러한 AMG의 전기차 전략을 보여주는 모델이 콘셉트 AMG GT XX다. AMG 전용 플랫폼인 AMG EA를 기반으로 한 첫 번째 콘셉트카로, F1에서 유래한 배터리 냉각 기술과 전기 구동 시스템이 총체적으로 적용됐다.
자회사 YASA가 개발한 '축방향 자속 모터(Axial Flux Motor)'는 가볍고 콤팩트하며, 높은 토크를 제공해 최대 1360마력, F1 최고속도에 버금가는 시속 360㎞의 강력한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신형 고성능 배터리(HP.EB)는 지름이 좁은 원통형 셀과 레이저 용접 알루미늄 하우징으로 발열을 최소화하고, 비전도성 오일 기반 냉각수가 셀을 직접 감싸 열을 제거, 안정적인 온도를 유지하며 전기차의 안정성과 지속성을 확보했다.
쉬베 CEO는 "AMG GT XX는 고속 주행 후에도 약 5분 충전으로 다시 주행거리 400㎞(WLTP 기준)를 확보해 언제든 성능 퍼포먼스를 즐길 수 있다"며 "반복 주행과 고속 충전까지 버텨내는 '지속 성능'이 진짜 고성능 차량의 기준"이라고 강조했다.

25일 (현지시간) 독일 아팔터바흐에서 공개된 메르세데스-벤츠의 고성능 브랜드 메르세데스-AMG의 전기 하이퍼카 콘셉트카 'AMG GT XX'.© 뉴스1 박기범 기자
전기차 시대에도 AMG의 '감성과 성능'은 더욱 강화된다. 매우 날렵하고 낮은(flat) 차체에 미니멀한 구조로 설계된 GT XX는 '가장 스포티한 메르세데스'라는 AMG 브랜드 정체성을 보여준다.
쉬베 CEO는 "보통은 배터리를 하부에 탑재하면 차체가 높아져 스포티한 감각을 잃게 되는데, 콘셉트 AMG GT XX는 그렇지 않다"며 "AMG가 강점을 전기차에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내년부터 출시될 다양한 AMG 차량은 AMG의 시그니처 디자인 언어와 기술적 아이덴티티를 담아 누구나 'AMG'라는 것을 알아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벌서부터 AMG 최초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에 대한 관심이 높다.
특히 GT XX에 적용된 AMG.EA 아키텍처는 향후 AMG 전기차 라인업의 근간이 돼 F1 기술을 일반 도로에서도 경험하는 시대를 열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속 충전을 위한 AMG 충전소를 2030년까지 전 세계에 1만개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한국 기업들과의 기술 협력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쉬베 CEO는 "최고 중의 최고와만 협력하는 것이 AMG의 기준"이라며 "이미 일부 부품에서 한국 파트너들과 협업 중이며, 특정 분야에서는 선도적 기술력을 가진 한국 기업들과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쉬베 CEO는 "한국 팀과 협업은 언제나 즐겁다. 최근 마이바흐 브랜드 센터도 한국에서 새롭게 출범하는 등 한국은 AMG에 매우 특별한 시장"이라며 한국시장에 대한 애정도 전했다.
실제 한국 시장은 메르세데스-벤츠의 세계 5위 시장이다. AMG 브랜드 차량 판매량 역시 세계 톱 5위권으로 알려졌다. 올해 1~5월 AMG 라인 국내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68% 성장했을 정도로 고성능 제품에 대한 한국 소비자들의 반응이 뜨겁다.

25일 (현지시간) 독일 아팔터바흐에서 공개된 메르세데스-벤츠의 고성능 브랜드 메르세데스-AMG의 전기 하이퍼카 콘셉트카 'AMG GT XX' 양산 모델. © 뉴스1 박기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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