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높은 美·中 무역의존도, 산업경쟁력 악화…CPTTP 가입해야"

경제

뉴스1,

2025년 7월 01일, 오후 12:10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 News1 윤일지 기자

중국에 대한 공급망 의존도 증가와 특정 품목의 대(對)미 수출 집중 등이 미래 산업 경쟁력 악화 등 다층적인 위험을 야기할 수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긍정적인 결과로 마무리되더라도 불균형적인 무역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TP) 가입 추진을 서둘러야 한다는 제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KDI FOCUS 2010년대 이후 무역구조 변화와 경제안보에 대한 함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2018~2023년 우리나라의 대중 무역수지는 600억 달러 규모의 순수출 감소가 발생하며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대미 무역수지는 2020년부터 흑자 폭이 확대돼 지난해 600억 달러에 근접하는 등 대조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기준 대미 수출 비중은 2012년보다 8.0%포인트(p), 대중 수입 비중은 6.6%p 각각 증가했다.

대중 무역수지 적자는 반도체·전자기기, 정밀기기·LCD, 기계류·생활가전 등 주력 수출품의 실적은 감소한 반면, 중간재, 자본재, 소비재 등의 수입이 증가하면서 발생했다. 중국 시장으로의 수출이 감소한 반도체·전자기기·생활가전과 자동차는 대미 무역수지 흑자를 견인했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정성훈 KDI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무역집중도는 일본, 중국 등 주요 6개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대중 수입집중도는 최근까지 상승했지만 중국은 2018년 미-중 무역전쟁을 계기로 수출 상대국을 빠르게 다변화했고, 수입에서도 집중도를 낮춰 왔다"고 분석했다.

이어 "대미 수출은 2022년 반도체 지원법,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을 통해 반도체와 기계류 등이 증가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우리나라 무역의 변화는 상당 부분 미국과 중국의 기술·산업·정책적 변화와 지정학적 갈등이라는 구조적 요인에서 비롯됐다"고 강조했다.

정 연구위원은 높아진 중국 의존도가 미래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걸림돌이 되고, 국내 제조업종의 생산과 고용이 악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내 노동시장이 타격을 입을 경우 제조업 비중이 높은 지방 경제의 쇠퇴와 인구 감소 문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대미 수출 증가에 대한 미국 정부의 개선 노력이 트럼프 행정부 이후로도 이어지고, 국내 거시경제 불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고 봤다.

정 연구위원은 이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무역 다변화와 국내 산업 보호정책이 추진돼야 한다고 내다봤다.

특히 포괄적·점진적 CPTPP 가입 추진 가속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CPTTP는 일본, 멕시코, 싱가포르, 캐나다, 호주 등 12개국 회원국 간 높은 수준의 개방을 표방하고 있어 미·중 무역의존도 완화와 공급망 안정화에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정 연구위원은 "교역국의 다변화를 통해 경제의 안정성을 높이는 전략이 더욱 중요해진다"며 "통상 협상이 잘 마무리되더라도 경제안보 차원의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취약한 무역구조는 그대로 남아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출입 모두에서 새로운 무역 활로를 찾아 무역집중도를 완화해야 한다"고 했다.

phlox@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