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수출 반등했지만…美관세 불확실성에 하반기 전망은 '먹구름'

경제

뉴스1,

2025년 7월 01일, 오후 12:45

© News1 윤일지 기자

미국의 관세 여파에도 6월 수출이 작년보다 4.3% 증가하면서 한 달 만에 다시 증가세를 회복했다.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자동차 수출도 6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며 전체 수출 증가를 견인했다.

다만 이번 수출 실적 반등은 일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공세에 따른 통상정책 불확실성이 여전한데다, 글로벌 경기둔화로 인한 수요 위축, 환율 변동성 등악재가 산재해 있어 하반기 수출기업들의 체감경기는 갈수록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대 수출' 반도체, 단가·수요 동반 상승…"고부가 중심 재편 본격화"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6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598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4.3% 증가하며 한 달 만에 반등했다. 수입은 3.3% 늘어난 507억 2000만 달러를 기록했고, 무역수지는 90억 8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흑자 규모는 2018년 9월(96억 2000만 달러) 이후 최대 규모다.

6월 수출은 반도체와 자동차가 '쌍끌이'로 견인했다.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는 149억 7000만 달러(11.6%↑)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반도체는 인공지능(AI) 서버용 HBM(고대역폭메모리), DDR5 등 고부가 메모리 수요가 견조한 흐름을 유지했고, 전년 대비 D램 고정가격이 모두 상승하며 단가와 물량이 동시에 확대됐다.

세부적으로는 전체 반도체 수출 중 메모리가 69.7%, 시스템 반도체가 26.8%를 차지했다. 메모리 수출은 4월부터 4개월 연속 100억 달러 이상을 달성했으며 지난달 수출액은 104억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8% 증가했다. 시스템 반도체는 3% 소폭 감소했다.

자동차 수출은 63억 달러(2.3%↑)를 기록하며 6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미국 시장에서는 관세 부과와 현지 전기차 생산 확대 등의 여파로 전기차 수출이 감소(-18.4%)했으나, EU로의 수출이 41.7% 증가하고 중고차 수출이 67.9% 급증하면서 전체 수출 증가를 이끌었다.

전체 수출은 한 달 만에 반등에 성공했지만 미국발 관세 영향으로 인해 대미 수출은 6월에도 회복되지 못했다. 대미 수출은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대미 수출 감소 주요 원인은 자동차 수출 부진이 꼽힌다. 지난달 대미 수출은 112억 4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0.5% 감소했는데, 자동차의 경우 전기차 수출이 관세 및 현지 생산 확대 영향으로 18.4% 급감했다. 반면 반도체(+34.6%)와 바이오헬스(+164.1%) 수출이 증가하면서 전체 감소폭을 일부 상쇄했다.

대미 수출은 상반기 기준으로는 총 3.7% 감소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반도체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주요 수출품목인 자동차, 일반기계 등이 감소하면서 상반기 전체 수출은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관세 리스크 지속…수출정책 탄력 운용 필요"
1~6월 상반기 수출은 3347억 달러(-0.03%)로 전년 동기 수준에서 보합세를 보였다. 수입은 3069억 달러로 1.6% 감소했으며 무역수지는 278억 달러 흑자로 전년 대비 48억 달러 개선됐다.

산업부는 상반기 수출과 관련해 "미국의 관세 조치, 경기 회복제 둔화 등 전례 없는 글로벌 통상·무역 환경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하반기에 미국의 관세정책 변동성과 경기 회복 속도의 불확실성 지속으로 수출 회복 흐름을 제약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를 뒷받침하는 체감경기 지표도 악화되고 있다. 전날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표한 '2025년 3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조사(EBSI)' 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EBSI는 96.3으로 집계됐다. 이는 1~3분기 연속 기준치(100)를 밑도는 수치로, 수출 기업들이 경기 전망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반기 수출 여건이 낙관적이지 않음을 보여주는 전망치다.

양지원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트럼프 2기 통상정책의 불확실성에 더해 글로벌 경기둔화로 인한 수요 위축, 환율 변동성 등 복합적인 수출 여건 악화로 수출기업의 체감경기가 얼어붙고 있다"면서 "가전·자동차 등 관세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품목뿐 아니라 반도체 등 전략품목에서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선제적 대응과 시장 다변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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