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멕시코 카메라 모듈 공장 백지화…제3지역 찾는다

경제

뉴스1,

2025년 7월 06일, 오후 08:13

삼성전기의 전장용 카메라 모듈.(삼성전기 제공)

삼성전기(009150)가 멕시코에 전장용 카메라 모듈 공장을 건설하는 계획을 백지화했다. 멕시코와 캐나다는 일단 '트럼프 관세'를 면한 지역이지만, 미국·캐나다·멕시코 무역협정(USMCA)이 내년 개정되면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새 판 짜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멕시코 전장용 공장 건설 계획을 사실상 백지화하고 제3국을 물색 중이다. 앞서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에서 "멕시코 공장은 홀드(보류) 시키고 제3의 위치를 찾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기는 지난 2023년 북미 고객사 공략을 위해 멕시코 법인을 설립했다. 하지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과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공장 건설을 전면 보류했다. 멕시코 법인은 아직 청산하진 않았지만, 업무는 정지한 것으로 전해진다.

장 사장은 '트럼프 관세 리스크'가 현실화한 지난 5월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단기적으로 공급망 점검을 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필요하다면 공급망을 재편하던지 여러 가지 방안을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며 해외 생산 거점의 조정 가능성을 다시 언급하기도 했다.

삼성전기가 멕시코 공장을 철회한 배경에는 'USMCA 개정 불확실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는 북미 시장 접근성이 용이한 데다, 자동차 수출의 주요 거점인 만큼 고객·협력사와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내년 USMCA가 개정되면 현재의 최대 장점인 '무관세 혜택'이 변경될 수 있다.

USMCA는 지난 2020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해 발효된 협정이다. USMCA는 체결 당사국들이 6년마다 협정 이행 사항을 검토하기로 돼 있는데, 내년에 첫 시점이 도래한다. 미국·캐나다·멕시코 3국은 내년 7월 USMCA 재개정을 앞두고 올 초부터 협상을 벌이고 있다.

USMCA 개정안은 '원산지 규정'을 강화해 중국의 우회·간접 수출을 봉쇄하는 내용을 담을 공산이 크다. 이 방향대로라면 멕시코 공장을 거쳐 미국으로 수출하는 업체들은 공급망 위기에 놓이거나 고율 관세가 불가피하다. 한국무역협회는 지난 5월 "자동차 부품 업체들은 미국산 제품 비중을 높이려는 정책 방향을 고려해 세부 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법안'이 미국 하원을 통과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 하원은 지난 3일 트럼프 2기 국정과제 실현의 핵심 내용을 담은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을 통과시켰는데, 이 법안은 오는 2032년 종료 예정인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를 올해 9월30일 조기 폐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삼성전기는 미국 현지나 동유럽 지역을 후보군으로 새 카메라 모듈 공장 건립지를 검토 중인인 것으로 전해진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