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편의 서비스 축소" 갤러리아, 역행하는 이유는

경제

이데일리,

2025년 7월 07일, 오전 06:00

[이데일리 김지우 기자] 한화갤러리아백화점이 식품관에서 운영하던 포장·포터서비스와 ‘고메이(Gourmet) 494’ 배송 서비스를 일부 점포에서 종료했다. 최근 2년 연속 전 점포 매출이 감소한 데다 지난해 수익성마저 크게 악화하자 비용을 절감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다만 최근 백화점 업계가 식품관 관련 서비스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이를 역행하는 행보라는 지적이 나온다.

갤러리아 광교점에 비치된 식품관 포장·포터·배달 서비스 종료 안내문. (사진=김지우 기자)
6일 업계에 따르면 갤러리아백화점은 광교점, 센터시티점 등 2개점 내 식품관 ‘고메이(Gourmet) 494’ 배송 서비스를 지난달 30일 중단했다. 해당 서비스는 갤러리아가 지난 2020년 명품관을 시작으로 적용을 확대해 5개 전 점포에서 운영해 왔다.

또 광교점은 지난 5월 말 식품관 내 상품 포장·포터서비스도 종료했다. 포장서비스는 매장 직원이 카트 옆에서 상품을 대신 담아주는 서비스, 포터서비스는 고객이 구매한 상품들을 차량까지 실어주는 서비스다. 두 서비스는 현재 명품관과 타임월드점에서만 운영 중이다.

갤러리아백화점 측은 “일부 점포에서 서비스 효율이 떨어져 식품관 관련 서비스를 중단했다”며 “다만 명품관, 타임월드점, 진주점에서는 식품관 배송 서비스를 계속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갤러리아의 식품관 관련 서비스 축소는 업계 추세와 다른 행보다. 롯데백화점은 30여개 점포 중 6개를 제외한 대부분의 점포에서 식품관 당일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근거리 배송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서비스 미운영 점포들은 롯데슈퍼가 입점해있거나 롯데마트가 인접한 곳에 있는 매장들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식품관 배송 서비스는 고객 만족도와 이용률이 높은 핵심 서비스 중 하나로, 현재로선 축소나 종료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은 13개점 중 11개점에서, 신세계백화점은 13개 점포 중 7개에서 식품 근거리 배송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과거 전 점포에서 식품 배송 서비스를 시행하다가 서비스 재정비를 위해 2010년부터 본점과 강남점에서만 운영했었다. 이후 배송 서비스 적용 점포를 확대해 현재 7개점에서 운영 중이다.

갤러리아백화점의 이번 결정은 실적 부진에 따른 비용 절감 방안으로 해석된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최근 2년 연속 전 점포의 매출이 감소했다. 지난해 매출은 2조 7991억 원으로 전년 대비 3.8% 줄었다. 주력 점포인 명품관조차 매출이 1.5% 감소했고, 광교점은 12.9%나 줄었다. 이외 타임월드점(-7.5%), 진주점(-3.2%), 센터시티점(-2.9%) 등도 동반 감소했다.

갤러리아백화점의 매출 부진 요인은 국내 백화점 중 가장 적은 매장 수와 명품 중심 전략, 점포 투자 부족, 경기 불황 등이 꼽힌다. 아울러 최근 김동선 한화 미래비전총괄(부사장)이 F&B(식음료) 신사업에 집중하면서, 백화점 본업의 경쟁력 강화 전략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백화점 업계에서 식품관은 매출 성장, 집객, 브랜드 차별화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며 그 중요성이 계속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갤러리아는 신규 출점 계획이 없기 때문에 기존 점포의 경쟁력을 높이는 게 급선무인데 고객 편의 서비스까지 축소하는 것을 보면 상황이 녹록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갤러리아백화점 측은 “프리미엄 콘텐츠를 바탕으로 점포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F&B 부문을 시작으로 미래 먹거리를 지속 발굴하는 투 트랙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