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이른 폭염에 전력수요도 역대급…역대 두 번째로 높았다

경제

이데일리,

2025년 7월 08일, 오후 06:11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6월 말부터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여름철 전력수요도 역대급으로 치솟고 있다. 올여름 계속 이 같은 불볕더위가 이어진다면 각 기업·가정의 전기요금 부담이 커지는 것은 물론 국가 차원의 전력수급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8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한때 최대전력수요가 95.6기가와트(GW·잠정)까지 치솟았다. 전날 93.6GW에 이어 올해 최고치를 다시 썼고, 역대 두 번째로 높았다.

일일 전력수요가 가장 높았던 것은 지난해 8월20일의 97.1GW이고 2022년 12월23일의 94.5GW, 2023년 8월7일의 93.6GW가 뒤따랐는데, 이번에 역대 두 번째 기록이 바뀌었다.

체감 40도를 넘나드는 찜통더위에 따른 냉방수요 급증 때문이다. 평소보다 이른 6월 하순부터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각 기업·가정은 에어컨을 가동하기 시작했고 폭염이 장기화하면서 전력 사용량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7월 최대전력수요는 2022년 7월7일의 93.0GW였으나 올해는 벌써 7~8일 연속으로 이를 웃돌았다. 기상청이 앞으로도 당분간 35도에 육박하는 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 만큼, 전력수요도 당분간 고공행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전력수요가 급증했지만 아직 전력수급 차질 우려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전력 당국이 원전을 비롯한 발전 전력을 총동원해 전력 공급능력을 확보해뒀기 때문이다. 당국은 지난 7일 103.4GW였던 전력 공급능력을 8일엔 107.1GW까지 끌어올리며 10GW 이상의 예비력(예비율 10% 이상)을 유지했다. 당국은 통상 예비력 10GW(예비율 10%) 미만일 때부터 전력 수급 경계 태세를 강화한다. 예비력이 5.5GW 미만이 되면 본격적으로 비상체제 가동을 준비한다.

그러나 폭염이 장기화할 경우 전력 수급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아직까진 공급 여력이 있지만 전력수요가 연중 최대가 되는 8월에도 무더위가 이어진다면 수급 안정을 장담할 수 없어서다.

지난해 월평균 최대전력수요는 7월 80.5GW에서 8월 87.8GW로 늘었는데, 올해는 7월(1~7일) 현재 벌써 86.0GW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와 비슷한 추세가 이어진다면 8월 중 역대 최대전력수요를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 이 가운데 주요 발전설비나 전력망 가동에 차질을 빚는다면 전력수급 차질에 따른 대규모 정전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올 4월엔 스페인 전역에 대규모 정전 사태가 벌어진 바 있다.

당국이 지난해 6월24일부터 시작했던 전력수급 대책기간 개시 시점을 7월10일로 2주 이상 늦추는 등 관련 대책이 늦었다는 지적도 뒤따르는 상황이다.

당국은 이에 올해 여름철 전력수급 대책기간 개시에 앞선 8일 서울 한전아트센터에서 이호현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 주재로 전력수급 준비상황 점검회의를 여는 등 예정보다 이틀 빨리 사실상 비상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한국전력(015760)공사도 김동철 사장 주재로 전남 나주 본사에서 전국 15개 지역본부가 참여하는 전력수급 비상훈련을 열고 전력 수급차질 가능성에 대해 대비에 나섰다.

이 차관은 “남은 여름 동안 취약계층을 포함한 국민 모두가 차질없이 전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빈틈없이 관리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동철 한전 사장도 “유럽에는 100년 만의 폭염이 강타한 상황”이라며 “우리도 위기감을 갖고 여름철 전력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설비를 점검하고 대응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