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지수와 미국의 상호관세 8월 1일까지 유예 연장 관련뉴스가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8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67.75원)보다 0.15원 오른 1367.9원에 거래를 마쳤다. 개장과 동시에 환율은 1373.1원까지 급등했으나 이후 진정세를 나타내면서 보합권에서 마감했다.
관세 부과 이후 급등했던 달러화도 추가 강세를 나타내지 않았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97.56으로 급등한 이후 97.27로 내려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보낸 관세 서한에 따르면 8월 1일부터 한국산 제품에 대해서는 25%의 단일 관세가 부과됐다. 지난 4월 9일 발표됐던 관세율과 동일하다.
다른 국가의 관세율을 보면 일본과 말레이시아는 기존 24%에서 25%로 소폭 상향 조정된 반면, 남아프리카공화국은 30%로 동일했다. 그리고 미얀마(44→40%), 라오스(48→40%), 카자흐스탄(27→25%) 관세율은 소폭 하향 조정됐다. 대체적으로 4월 관세율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점이 시장의 불안감을 진정시켰다.
또 관세 부과 시점을 다음달 1일로 연기하면서 협상의 문을 열어둔 점도 환율 급등을 제한했다. 트럼프는 “한국이 시장을 개방하고 비관세 장벽을 철폐한다면 관세는 상향도 하향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예상된 관세율과 향후 협상 가능성에 위험회피 심리가 회복되면서 국내증시는 2% 가까이 상승했다. 외국인도 국내 주식을 2700억원 어치를 사들이면서 환율 상승을 제한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상호관세 이벤트가 반복되면서 학습효과로 인해 환율이 예상보다 크게 오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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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스크 해소 기대…자동차 관세·환율 협상은 ‘변수’
관세 본격 시행까지 협상할 수 있는 기간이 남아 있는 만큼, 관세 관련 불확실성에도 리스크 확산보다는 해소 방향으로 갈 것이란 관측이다. 이에 환율도 추가 상승 압력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더 많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높은 관세는 미국에도 부담이기 때문에 결국 협상을 통해서 관세율을 낮출 것”이라며 “이 정도 수준에서 특별한 이벤트 없다면 환율은 1350~1380원의 박스권 움직임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위재현 NH선물 이코노미스트는 “관세의 실제 부과 시점을 8월 1일로 연기하며 사실상 3주간 협상기간을 연장한 점, 2024년 기준 미국 무역적자 비중의 50%가 넘는 중국(32.2%), EU(25.6%)에 대한 관세율이 아직 발표되지 않은 점은 외환시장 변동성을 제한할 것”이라고 짚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와 달리 한국과 일본의 자동차(25%), 철강·알루미늄(50%) 등 품목별 관세는 고수할 것으로 관측되는 것은 부담이다. 또 관세 협상 과정에서 환율 협상 등 비관세 조치에 대한 논의가 있다면 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가 SNS에 비관세 부정행위 조치를 나열한 것 중에 첫 번째가 환율 조작”이라며 “지난 5월 환율 협상 소식이 나온 뒤 환율이 급락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