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윤석열 임명 기관장 물갈이 본격화하나…이한준 LH사장 사의 표명

경제

이데일리,

2025년 7월 12일, 오후 04:34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데일리 김정민 경제전문기자]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은 최근 사내 게시판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사퇴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노동조합의 강도 높은 퇴진 요구와 함께, 새 정부의 인사 기조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정치적 부담이 겹치며 자진 사퇴 수순을 밟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한준 사장은 지난 9일 LH 내부 게시판을 통해 국토교통부 장관이 정해지면 사퇴 의사를 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한준 사장 퇴진운동을 벌여온 LH 노동조합은 10일 “이한준 사장이 국토부 장관이 지명되면 곧바로 사의를 표할 것이란 의사를 전해왔다”며 “외부 환경을 핑계로 퇴진시점이 늦춰지지 않도록 계속 투쟁해 나가겠다”고 조합원들에게 공지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11일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로 더불어민주당 김윤덕 의원을 지명했다.

윤석열 대통령 재임시절인 2022년 11월에 제6대 사장으로 취임한 이 사장 임기는 올해 11월까지다.

이한준 사장의 사의 표명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공공기관장 임기 문제를 둘러싼 논의와도 맞물린다. 이재명 정부는 국정운영의 효율성과 철학 일치를 위해 각 부처 산하 주요 공공기관장들의 임기를 대통령 임기와 연동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역할을 맡은 민주당 정책위원회와 국무조정실은 이르면 올해 하반기 ‘공공기관 운영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우 장관급 산하기관장은 물론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가 지정하는 준정부기관·공기업 기관장 임기도 대통령 임기에 맞춰 조정될 수 있다.

특히 LH는 국토교통부 산하 주요 공공기관으로, 새정부의 부동산 정책 집행의 일관성과 실행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관장 교체가 우선 논의될 가능성이 높았다.

실제 6월 19일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특정 부처를 명시하지 않고 “누구를 위한 정책인가. 정책의 영향이 국민 체감과 다르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고 LH를 질타했다. 비공개 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LH가 택지를 조성해 민간에 매각하는 구조에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직접적으로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전 대통령 재임 중 LH 사장으로 임명된 이후에는 전세사기 대응, 3기 신도시 추진, 미분양 주택 매입 등 굵직한 정책들을 수행했지만, 내부에서는 리더십 부족과 정치적 편향성에 대한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한준 사장은 김문수 전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경기도지사로 재직할 당시 정책특보 출신으로, 경기도시공사 사장 시절 경기도지사 재선에 도전한 김문수 후보를 우회 지원했다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은 전력이 있다.

특히 최근에는 노동조합과의 갈등이 극단적으로 격화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노조는 이 사장이 노사협의회와 산업안전보건위원회에 고의로 불참하고 노동조합과의 대화에 소극적이었다고 주장하며, 고용노동부에 고발해 과태료 처분까지 이끌어냈다.

이 사장은 지난 5월 26일 열린 경영현안회의에서 “경영평가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LH를 떠나겠다”고 간접적으로 밝힌데 이어 이달 초 진주 본사 출근을 중단한 뒤 퇴진 의사를 공식화했다.

LH 관계자는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취임하면 곧바로 사직서를 제출할 것으로 안다”며 “후임 사장 인선까지는 좀 더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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