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집 안 부럽다” 전기료 걱정 ‘뚝’…핫한 ‘이 주택’[르포]

경제

이데일리,

2025년 7월 14일, 오전 07:54

[김제(전북)=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KTX 익산역에서 차를 타고 약 28㎞ 이동하면 드넓은 논밭 뒤로 감각적인 건물 네 개가 보인다. 전북 김제시 죽산면에 있는 이 아기자기한 구조물은 LG전자(066570)가 직접 설계한 모듈러 주택 ‘스마트코티지’(LG Smart Cottage)다.

‘LG전자가 왜 주택 시장을 노릴까.’ 처음 스마트코티지를 접하고 든 생각이었다. 지난 10일 LG전자의 모든 기술이 집약된 스마트코티지를 직접 둘러보고 의문은 이렇게 바뀌었다. ‘LG전자이기 때문에 도전할 수 있는 사업이다.’
전북 김제시 죽산면에 위치한 LG전자 모듈러 주택 ‘스마트코티지’.(사진=LG전자)
◇LG 가전에 HVAC 기술력 집약한 ‘공간 제품’

모듈러 주택은 주요 구조물을 미리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의 주택 유형이다. 제작 기간을 단축할 수 있으며, 주택을 이동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하나의 작은 주거공간을 만드는 만큼, 안에 들어가는 가전뿐 아니라 에너지 효율성, 편리함 등이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죽산에 있는 스마트코티지는 총 4개의 각기 다른 모델로 구성됐다. 8평형 단층 구조인 ‘모노 플러스’ ‘모노 맥스’와 총 14평형인 2층짜리 ‘듀오 플러스’ ‘듀오 맥스’ 등이다. 이날 스마트코티지 문을 열고 현관에 들어서서 벽에 있는 ‘웰컴’ 스위치를 누르자 거실 등이 켜지고 거실 블라인드가 자동으로 올라왔다. 나갈 때는 ‘외출’ 버튼을 누르면 불이 꺼지고 블라인드가 내려간다.
LG전자 스마트코티지 ‘듀오 플러스’ 모델 내부. LG전자의 오브제 모던엣지 냉장고, 이동형 TV 스탠바이미, 디오스 오브제컬렉션 식기세척기 등 가전들이 놓여 있다.(사진=공지유 기자)
효율적으로 구성된 구조 덕에 단층형과 2층형 모두 좁지 않게 느껴졌다. 거실에는 LG전자의 이동형 TV ‘스탠바이미’가, 주방에는 오브제 냉장고와 식기세척기, 광파오븐, 빌트인 인덕션, 직수 정수기까지 모든 게 LG전자 제품으로 놓여 있었다. 코드제로 청소기와 세탁기, 건조기까지 공간을 차지하지 않는 붙박이 공간에 수납돼 있었다.

더 편리한 건 모든 가전이 LG전자의 인공지능(AI) 홈 플랫폼 ‘LG 씽큐’(LG ThinQ)로 연결돼 있다는 점이다. 씽큐를 이용하면 30㎞ 떨어진 곳에서도 가전 제품을 제어할 수 있다. 이를테면 KTX를 타고 익산역에서 내려서 죽산으로 이동할 때, 씽큐 앱으로 에어컨을 미리 틀어두면 요즘 같은 땡볕 더위에도 이미 시원해진 상태의 스마트코티지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LG전자 스마트코티지 ‘듀오 플러스’ 모델 외부.(사진=공지유 기자)
전기료가 많이 들지는 않을까. 이에 대한 답은 LG전자의 냉난방공조(HVAC) 기술에서 찾을 수 있었다. LG전자는 스마트코티지에 ‘공기열원 히트펌프’(AWHP) 방식의 냉난방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AWHP는 외부 공기에서 얻는 열에너지를 냉난방에 사용하는 방식이다. 한 대의 장비로 바닥 난방과 공간 냉방, 온수 공급까지 해결할 수 있어 효율성이 높다. 지붕에는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설치해 필요한 에너지를 자체 생산할 수도 있다.

배요세 LG전자 스마트코티지 책임은 “스마트코티지는 고객의 삶을 어떻게 하면 더 편하게 할 수 있을지를 연구해 나온 결과물”이라며 “단순한 집이 아니라 가전, 공조, 집까지 하나의 제품으로 설계해 드리면 좋겠다는 LG전자의 생각이 담긴 ‘공간 제품’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LG전자 스마트코티지 ‘듀오 맥스’ 모델 내부.(사진=공지유 기자)
◇활용도 ‘무궁무진’…B2C 이어 해외 시장 노린다

한국철강협회와 대한건설정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모듈러 건축 시장은 2023년 기준 8000억원을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모듈러 주택 산업은 지속 성장해 오는 2030년에는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국내가 아닌 해외까지 확대해보면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이미 시장이 빠르게 개화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말부터 모듈러 주택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와 첫 계약을 맺고 강원도 SM 연수원에 스마트코티지를 공급했다. 올해부터는 기업 간 거래(B2B)뿐 아니라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로 본격 사업을 확장한다. 이르면 9월부터 개인 고객들에게도 스마트코티지 공급이 시작된다.

LG전자는 세컨드 하우스 개념으로 전원생활을 즐기는 용도뿐 아니라 젊은층을 위한 숙박 공간, 골프족·캠핑족을 위한 골프텔 및 글램핑 공간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달 말 국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처음 스마트코티지 오픈하우스를 진행한 데 이어, 이르면 다음달 2차 오픈하우스 행사를 열 계획이다. 향후 해외시장 진출 기회도 모색한다. 배 책임은 “국내에서 스마트코티지 품질을 안정화하고 역량을 키우며 해외 진출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LG전자 스마트코티지 ‘듀오 맥스’ 모델 외부.(사진=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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