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본부장 "농산물 개방 전략적 판단해야…시간 쫓겨 실리 희생 안 해"(종합)

경제

뉴스1,

2025년 7월 14일, 오후 03:05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워싱턴D.C에서 귀국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7.10/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4일 대(對)미 관세 협상과 관련해 "농산물 부분도 지금은 전략적 판단을 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여 본부장은 이날 산업통상자원부 세종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민감한 부분은 지키되 협상 전체 틀에서 고려할 부분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여 본부장의 발언은 다음달 1일까지 진행되는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농산물 시장 추가 개방'이 논의될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지금껏 통상협상에서 농산물이 고통스럽지 않았던 적이 없었다"며 "그래도 산업경쟁력은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여 본부장은 구체적인 품목, 논의 지점 관련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그는 "농산물, 디지털 분야와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은 협상이 진행 중이라 상세히 말하기는 어렵다"며 "지켜야할 부분도 있겠지만 우리의 제도 개선, 경쟁력 강화, 소비자 후생 측면에서도 유연하게 볼 부분이 있다. 균형 잡게 패키지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매년 발간하는 '국가별 무역장벽보고서'(NTE)에 따르면 미국과 한국의 농산물 분야 쟁점으로는 △30개월 이상 소고기 수입 허용 △유전자 변형 농산물(GMO) 승인 절차 완화 △쌀 시장 추가 개방 △블루베리 등 과일류 검역 간소화 △잔류 농약 허용 기준 변경 등이 있다.

이날 여 본부장은 미국이 지속해서 참여 요구를 하는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프로젝트'는 추가 논의에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그는 "프로젝트의 상업성과 관련된 기초 자료를 미국에서도 준비하는 중이다. 기초자료가 현재 없는 상황에서 법적 구속력 있는 약속하기 어렵다는 것을 미국도 알고 있다"며 "이 프로젝트는 경제적 측면, 에너지 안보, 지정학적 리스크 최소화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여 본부장은 지난달 22~27일, 이달 4~10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조선, 반도체 등 한미 제조업 협력 제안을 미국 측에 전달하며 관세 완화 설득을 이어갔다.

여 본부장은 "8월 1일 이전에 추가 방미 계획으로 지금은 고위급에서 랜딩존(타협점)을 찾는 부분이 필요해 장관급의 역할이 중요하다. 장관급 협의와 기술 협의가 거의 동시에 진행되며 급박하게 돌아갈 수 있다"며 (관세가 유예가 종료되는) 8월 1일 상황은 예단하기 어렵지만 시간 때문에 실리를 희생하는 일은 하지 않으려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여 본부장은 통상 장관급 협의 이상의 한미정상회담이나 통상·안보·환율을 엮는 '패키지 딜' 전략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말을 아꼈다.

그는 "정상회담은 현재 외교부에서 담당하고 있어 언급이 부적절하지만, 정상회담이 적정 시점에는 있을 것이라고 본다. 지금은 장관급에서 진전을 보이는 게 중요한 시점"이라며 "협상 최종 시점에서는 패키지 딜로 타결돼야 할 것이다. 현재 관계 부처들과 전체적인 패키지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합의점 마련을 위해) 관계 부처와 국회에서 맨데이트(권한 위임)를 받는 것이 필요해 이번 주 국회 등과의 협의가 중요하다"며 "그동안 통상 협상에서 농산물이 고통스럽지 않았던 적이 없었다. 농산물 부분도 이제 전략적 판단을 해야 할 부분이 있다. 민감한 부분은 지키되, 그렇지 않은 부분은 협상 전체 틀에서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seungjun241@news1.kr

이시간 주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