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2026년도 신입 종합기획직원(G5) 채용설명회’를 개최했다. (사진=한국은행)
14일 한은에 따르면 한은은 지난 12일 2026년도 신입 종합기획직원(G5) 채용설명회를 성황리에 마쳤다. 37도를 넘는 폭염에도 설명회에 참석한 인원은 전년보다 37% 가량(190명→260명) 늘었다. 7월 중 지원서 접수를 거쳐 오는 9월 13일 필기시험 후 12월 최종합격이 발표된다.
최근 3년간 신입 G5 채용은 증가세다. 2022년 50명 채용 이후 2023년 63명, 2024년 83명, 2025년 85명으로 늘었다. 특히 올해는 1982년 85명 채용 이후 최대였다. 내년에도 90명 안팎으로 신입을 채용할 예정이어서 올해의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시중 은행이나 증권사 등 금융권에 비해 연봉 수준이 낮지만, △직업 안정성이 높고 △서울에 본부가 있으며 △중앙은행이라는 위상이 있는 만큼 대졸 구직자들에게 여전히 인기있는 직장이라는 게 세간의 평가다
신입, 경력직을 포함한 한은 전체의 신규 채용도 증가 추세다. 지난 2022년 100명 채용에서 2023년 132명, 2024년 200명으로 2년 새 2배가 늘었다. 여성 신규 채용도 2022년 47명에서 2024년 92명으로 2배 이상 많아졌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3년간 청년 채용을 확대하는 추세”라며 “임금피크제에 들어가는 인원이 많고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개발 등 디지털 관련 부서의 업무가 많아지면서 신입을 많이 뽑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디지털화’에 맞춰 이공계 채용 확대
한은의 이공계 신규 채용은 전례 없는 수준으로 확대됐다. 2023년 28명이었던 이공계 신규 채용은 지난해에는 43명으로 늘었다. 특히 컴퓨터공학 과목 G5 채용은 2017년부터 2023년까지 한자릿수(4~9명)에 그쳤으나, 작년과 올해는 19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급증하는 디지털 분야를 컴퓨터공학 신입 채용만으로 채우기에는 한계가 있어 경력 채용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실상 필요한 인재는 AI, 디지털 설계 분야인데 국내 대학에서 관련 학과는 극소수여서 관련 분야 경력이 있는 인재를 영입하고 있다.
이는 ‘한은의 디지털화’와 맞물려 있다. 한은은 연내 ‘한은판 챗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AI)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며, 한국어 특화 대규모언어모델(LLM)을 이용해 한은에서 발표되는 경제 지표 등을 한글로 설명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CBDC 상용화 실험이 진행 중이며, 최근 주목받고 있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도입 관련 대응 등 디지털 부서 인력을 보강할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
한은 관계자는 “정보기술(IT) 센터 구축, AI 언어모형 개발 및 고도화, 소액 실시간총액결제방식(RTGS) 구축, 망개선 추진 및 정보보호 강화 등 대형 IT 사업 추진에 따라 IT 인력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외부에 용역을 줄 수도 있지만 보안 문제도 있고, 중앙은행 내부의 디지털 자체 역량도 키워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