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LG전자(066570)가 유럽에서 중국 가전업체와 함께 개발한 초저가 냉장고·세탁기를 출시한다. 중국의 저가 공세로 경쟁이 심화한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볼륨존(중저가 제품 시장)을 확대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르면 이달 말부터 중국 가전업체와 합작 개발 방식(JDM)으로 만든 드럼세탁기와 냉장고를 유럽 지역에서 판매한다. LG전자는 중국 중견 가전업체 스카이워스와 드럼세탁기를, 오쿠마와 냉장고를 공동 개발했다.

단순히 원청이 기획·개발한 제품을 위탁 생산하는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 방식이 아니라, 기업과 함께 기획에서 개발까지 협업하는 JDM 방식이다. 앞서 LG전자는 중국 실버스타와 JDM 방식으로 국내에서 올인원 로봇청소기를 내놓은 바 있다. 해외에서 JDM 방식으로 제품을 출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기업들이 유럽 등 해외 시장에서 값싼 제품을 내놓으며 빠르게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LG전자가 출시하는 냉장고와 세탁기 가격은 500달러(한화 약 69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유럽 내 중국 가전제품과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이다. 제품 생산은 중국 업체가 담당하지만, 브랜드는 LG 이름을 달고 출시된다. 애프터서비스(AS)도 LG전자가 제공한다.

LG전자는 유럽 내 JDM 판매를 시작한 뒤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판매 품목을 확대하고, 판매 국가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