넬동물심장수술팀, 개 감염성 심내막염 수술 성공…"세계 최초"

경제

뉴스1,

2025년 7월 15일, 오후 04:37

감염성 심내막염 수술 받은 강아지와 치료 후 정상 판막의 모습(넬동물의료센터 제공) © 뉴스1

안양 24시 넬동물의료센터의 심장수술팀이 난치성 질환인 개 감염성 심내막염 환자(환견)에게 심폐체외순환을 이용한 수술적 치료를 성공적으로 실시했다고 밝혔다.

15일 동물진료법인 넬동물의료재단과 기존 연구에 따르면 이번 수술 결과는 세계 최초의 치료 사례로 기록됐다. 심각한 합병증으로 재수술이 필요한 상황에서 감염된 판막 조직을 제거하고 소 심낭 패치를 이용한 판막 재건술로 심각한 역류를 개선했다는 점에서 전 세계 수의 심장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수의 심장학계의 난제, 감염성 심내막염
감염성 심내막염은 심장 내막, 특히 판막에 세균이나 진균 등 미생물이 감염돼 염증과 함께 '베지테이션'이라고 불리는 덩어리가 형성되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개에서는 드물게 발생한다.

하지만 일단 발병하면 혈액 내 세균이 심장 판막에 정착해 판막을 손상시켜 심장 기능을 심각하게 저하시킨다.

수술을 받은 8살 스피츠 강아지는 생사의 기로를 넘나들었다. 단백소실성장병증(PLE) 진단 이후 오랜 기간 투병하며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반복되는 위장관 증상으로 인해 다른 동물병원에서 수년간 반복적인 항생제 치료를 받기도 했다.

첫 번째 심장판막수술은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감염성 심내막염이 발생해 수개월 뒤 재수술을 해야 했다.

감염성 심내막염에 대한 심장 수술, 특히 재수술은 본질적으로 복잡하며 높은 위험을 수반한다. 이 때문에 재수술을 결정하기란 쉽지 않았다.

첫 수술 직후 대부분의 역류가 사라진 환자의 심장초음파(넬동물의료센터 제공) © 뉴스1

세계 최초 감염성 심내막염 재수술
넬동물심장수술팀은 두 번째 수술에서 심폐체외순환(CPB) 하에 감염으로 심하게 손상된 판막 부위를 정교하게 변연 절제해 제거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감염으로 파괴돼 짧아진 승모판막 전엽을 정상적인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소 심낭 패치를 이용해 광범위하게 재건하고 연장했다는 것이다. 이는 사람의 심장 수술에서 전엽 패치 증강술과 유사한 방식이다. 심한 판막 손상에도 불구하고 판막을 보존하고 기능을 현저히 회복시키는 데 성공했다.

재수술 직후 환견은 모든 이뇨제를 끊을 수 있었다. 3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기절 증상 없이 정상 생활로 돌아가고 있다. 이는 단순한 판막 수리를 넘어 감염으로 인한 복합적인 판막 손상을 극복하고 심장 기능을 개선해 삶의 질을 높인 기념비적인 성과라고 의료진은 평가했다.

수술을 집도한 엄태흠 원장은 "그냥 진행하는 것도 쉽지 않은 심장 수술을 수개월이 지난 후 감염된 심장을 재수술한다는 건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며 "9시간이 넘는 대수술이었으나 고맙게도 환자가 잘 버텨줬다"고 밝혔다.

엄 원장은 "현재 이식한 패치의 변화를 주의 깊게 모니터링 중"이라며 "앞으로의 경과를 학계에 상세히 보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엄태흠 원장(넬동물의료센터 제공) © 뉴스1

한편 넬동물심장수술팀의 이번 치료 사례는 개 감염성 심내막염에 대한 수술적 치료의 가능성을 전 세계 수의 심장학계에 처음으로 제시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개 감염성 심내막염의 평균 생존 기간은 약 70일이다. 질병 발병 후 10개월이 지났고 수술 후 회복 경과가 안정적인 것을 볼 때이 치료 방식이 매우 효과적이며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병원 관계자가 전했다.

넬동물의료센터 관계자는 "이 연구를 통해 개 심장 질환 치료의 지평이 넓어지고, 감염성 심내막염으로 고통받는 많은 반려동물에게 새로운 희망을 선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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