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 카네기멜론대에서 열린 ‘에너지·혁신 서밋’에 참석했다. (사진=로이터)
미국이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건설해 AI 기술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인데,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국내 메모리 업체에는 고용량·고성능 메모리 칩에 대한 수요처가 늘어날 수 있어 긍정적이라는 분석이 이어진다.
특히 AI가속기에 필수적인 고대역폭메모리(HBM)뿐 아니라 DDR5이나 일반 D램과 달리 ECC(오류정정코드)가 내장된 D램 등 고부가 반도체 수요처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ECC D램은 데이터 무결성이 매우 중요한 서버나 데이터센터, 과학연구 등 극도의 데이터 신뢰성이 요구되는 분야에서 주로 쓰인다. ECC 기능이 있는 D램은 추가적인 비트를 사용해 오류가 발생하면 그 비트를 수정할 수 있다.
아울러 대량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3D낸드나 트리플레벨셀(TLC·3개), 쿼드레벨셀(QLC·4개) 낸드 등 고용량의 고성능 기업용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eSSD)가 핵심 소재로 쓰인다. 대량의 데이터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저장·처리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D램과 낸드 모두 고성능을 요구해 고부가가치 제품이라는 점은 국내 반도체 기업 수익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김혁중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데이터센터에는 그래픽처리장치(GPU)만 필요한 것이 아닌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도 필요해 일반 D램보다 신뢰할 수 있는 고품질의 D램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HBM 수요와 함께 고품질 고부가가치 D램, 낸드 수요처가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미국 엔비디아가 중국에 보급형 AI 칩 H20 수출을 승인하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에도 반사이익이 기대된다. 중국향 H20에는 HBM3와 HBM3E가 탑재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고 있어 수혜가 예상된다. 아울러 엔비디아가 하반기 출시할 중국용 AI칩 ‘B40’에 그래픽 D램(GDDR) 공급도 예정돼 있다.
데이터센터 및 서버의 폭발적인 성장과 함께 AI 메모리 수요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학과 교수는 “AI를 위한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면 서버 구축에 HBM 메모리가 필수적으로 들어가고 서버용 SSD를 비롯한 AI 메모리 수요는 급격하게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