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시민이 서울 아파트 단지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서울 아파트 월세 지수는 작년 하반기 6.0% 오른 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5.1% 올라 지난 1년간 11.4%나 상승했다. 이 기간 아파트 매매 지수는 7.4%, 전세 지수는 4.7% 올랐는데 이보다 더 크게 급등한 것이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서울 강동구 강동역 인근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의 모습.(사진=이데일리DB)
특히 6.27 대출 규제로 전세보증금 대출이 깐깐해져 월세 수요가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6.27 대출 규제에 따르면 버팀목 전세 대출 한도가 2억~3억원에서 1억 5000만원~2억 4000만원으로 축소된 데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대출 보증비율 또한 90%에서 수도권의 경우 80%로 줄어드는 등 전세 대출을 받는 것 자체가 까다로워졌다. 또 정부는 전세 대출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포함하는 방안을 추가 검토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경우 거주 의무가 생기면서 갭투자(전세 끼고 매수) 자체가 어려워졌다. 이에 전세 물량마저 줄어들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 기준 서울 전세 물량은 작년 말 3만 1466가구였는데 이달 14일 2만 4672가구로 21.6% 급감했다.
전세 물량 감소와 까다로운 전세 자금 대출 규제로 월세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주택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임대차 거래 중 월세 비중은 올 들어 5월 누적 44%로 5년 평균(39.9%) 대비 상승했다. 2022년 말 빌라, 연립 등 비아파트 대규모 전세사기로 인해 월세 선호 비중이 높아진 가운데 아파트에 대해서도 월세 비중이 증가하는 추세다.
전월세 전환율도 오르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은 6월 4.22%로 9개월 연속 상승, 2023년 9월(4.22%)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월세 전환율은 같은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환산할 때 적용하는 비율로 전월세 전환율이 높아졌다는 것은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환산했을 때 월세가 비싸졌다는 의미다. 예컨대 전세보증금이 2억원일 때 전월세 전환율이 3%라면 월세가 50만원이지만 전월세 전환율이 4%로 올라가면 월세가 70만원 가까이 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금리 인하 움직임이 있는 데다 입주 물량 감소로 임대차 매물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대출 규제로 전세대출 보증 감소와 입주장에서의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 대출이 막힌 상태라 월세화 가능성이 더해졌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