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문을 연 '마이바흐 브랜드센터 서울' 전경. 메르세데스-벤츠 공식 딜러사인 HS효성 더클래스가 지난 3년간 건립 비용으로 420억 원을 투자해 조성했다. 마이바흐 브랜드 단독관이 개관한 건 세계 최초다(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제공). 2025.07.14.
메르세데스-벤츠 국내 공식 딜러사 두 곳이 연달아 벤츠 최상위 브랜드인 '마이바흐' 특화 전시장을 강남 한복판에 냈다. 갈수록 커지는 국내 럭셔리 자동차 시장을 선점하고 내년 직판제 시행에 따라 더욱 중요해진 오프라인 공간을 재정비하기 위해서다.
17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 독일 본사는 마이바흐 특화 전시장을 크게 △익스클루시브 라운지 △아틀리에 △브랜드센터 등 세 개 등급으로 구분하고 있다.
익스클루시브 라운지는 메르세데스-벤츠 전시장 내 1개 층을 마이바흐 전용 공간으로 꾸몄을 때 부여한다. 전 세계 주요 도시에 있으며, 올해에는 미국 뉴욕과 오스트리아 빈에 새로운 라운지가 조성됐다. 아틀리에는 벤츠 전시장 내 복수의 층을 마이바흐 전용 공간으로 꾸몄을 경우다. 2022년 중국 상하이에 문을 연 아틀리에가 현재 유일하다.
브랜드센터는 마이바흐 브랜드만을 위한 단독 건물이 세워졌을 때만 사용할 수 있다. 마이바흐 전시와 수리, 관련 문화 프로그램까지 모두 단일 건물에서 이뤄진다. 지난 14일 HS효성 더클래스가 강남 압구정동에 개관한 '마이바흐 브랜드 센터 서울'이 세계 최초다.
브랜드센터·라운지+ 모두 韓, 세계 최초…독일 본사서 특별 대우 받아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문을 연 '마이바흐 브랜드센터 서울' 1층 라운지 모습. 메르세데스-벤츠 공식 딜러사인 HS효성 더클래스가 지난 3년간 건립 비용으로 420억 원을 투자해 조성했다. 마이바흐 브랜드 단독관이 개관한 건 세계 최초다(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제공). 2025.07.14.
마이바흐 브랜드센터 서울은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까지 5개 층에 연면적 2795㎡(약 846평) 규모로 건설됐다. 국내 2위 메르세데스-벤츠 딜러사인 HS효성 더클래스가 지난 3년간 한국 수입사인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물론 벤츠 독일 본사와 협업한 결과물이다. HS효성 더클래스는 건물 건립에만 총 420억 원을 투자했다.
건물 외관은 고든 바그너 메르세데스-벤츠 최고디자인책임자가 디자인했다. 주름진 외벽은 한복의 치맛자락에서, 솟아오르는 지붕선은 한옥의 처마에서 영감을 받았다. 1층은 마이바흐 전시 공간과 서비스 예약 라운지로, 2층은 차량 인도장으로 꾸며졌다. 3층에는 고객이 마이바흐 차량을 맞춤 제작할 수 있는 '마누팍투어' 공간이, 지하 1층에는 워크베이 5개를 갖춘 정비 공간이 마련됐다.
마이바흐 브랜드센터 서울로부터 불과 500m 떨어진 강남 청담동에는 '마이바흐 익스클루시브 라운지 플러스(+)'가 자리한다. 국내 1위 메르세데스-벤츠 딜러사인 한성자동차가 기존 벤츠 청담 전시장 2층을 4개월간 마이바흐 전용 공간을 새단장해지난해 4월 문을 열었다.
다른 익스클루시브 라운지보다 상위 개념인 '플러스(+)' 등급을 받았는데, 이 역시 세계 최초다. 한성자동차와 벤츠 코리아, 벤츠 독일 본사가 테이블, 조명, 벽면, 바닥 등 모든 인테리어 부분에 심혈을 기울여 디자인했다. 이곳에도 마누팍투어 공간이 마련돼 고객이 취향에 맞는 외장 색상과 인테리어 소재 등을 선택할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공식 딜러사 한성자동차가 지난해 4월 자사 청담 전시장 2층에 마련한 '마이바흐 익스클루시브 라운지 플러스(+)'의 모습(한성자동차 제공). 2024.04.24.
韓, 벤츠 '톱엔드' 판매량 세계 3위…딜러사, 오프라인 경험으로 차별화 도모
국내 메르세데스-벤츠 투톱 딜러사가 이처럼 마이바흐 특화 전시장을 연달아 선보인 건 그만큼 마이바흐 차량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어서다. 2004년 한국 시장에 상륙한 마이바흐는 2022년 1961대로 연간 판매량 1000대를 처음으로 넘어섰고, 2023년에는 2596대로 사상 최대 판매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에는 1360대를 판매, 한국 진출 20년 만에 누적 1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마이바흐를 포함한 메르세데스-벤츠 고가 브랜드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사랑은 독일 본사에서도 잘 아고 있다. 마티아스 가이젠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마케팅·세일즈 총괄은 지난 14일 마이바흐 브랜드센터 서울 개관식에서 "벤츠의 톱엔드 포트폴리오는 고성능 'AMG'와 퍼포먼스 'G클래스', 럭셔리 '마이바흐' 등 3개인데, 지난해 한국 시장에서 팔린 벤츠 차량 5대 중 1대가 톱엔드였다"며 "글로벌 전체에선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계 3위"라고 추켜세웠다.

14일 서울 강남구에서 오픈한 마이바흐 브랜드 센터 서울에서 노재봉 HS효성더클래스 대표이사(왼쪽부터)와 마티아스 가이젠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AG 이사회 멤버 및 마케팅·세일즈 총괄, 마티아스 바이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대표이사가 브랜드 전략 설명 및 질의 답변을 하고 있다. 2025.07.14. © News1 장수영 기자
내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시행하는 직판제에 대비하기 위해 대형 딜러사들이 앞다퉈 오프라인 전시장을 강화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직판제는 벤츠 독일 본사에서 시행 중인 '리테일 오프 퓨처'(ROF) 정책을 국내에서도 확대 시행하는 것으로 재고 관리와 할인율을 벤츠 코리아가 일원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는 벤츠 코리아가 차량을 들여오면 이를 딜러사에 도매 판매하고, 딜러사는 자율적으로 할인율을 정해 전시장에서 만난 소비자들에게 차량을 판매해 왔다. 직판제가 시행되면 딜러사들은 수입사가 보유하고 있는 차량을 오프라인에서 판매하는 형태로 바뀌게 된다.
이를 통해 딜러사들은 재고 부담을 덜 수 있지만, 다른 딜러사와 동일한 가격과 할인율을 적용해 차량을 팔아야 한다. 그동안 강력한 고객 유인책으로 사용했던 할인 정책을 잃게 되는 만큼 오프라인 공간을 특화해 고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다른 딜러사와의의 차별화를 도모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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