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人터뷰] "'냉감'은 물론 사계절 침구류 명가 만들 것"

경제

뉴스1,

2025년 7월 21일, 오전 07:00

박도희 SK스토아 리빙팀 매니저(SK스토아 제공)

지난 8일 서울 낮 최고기온이 37.8도까지 오르면서 1907년 기온 관측 이후 7월 초 기준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100년 만의 기록적인 무더위다. 광명은 40.2도, 파주·안성은 40.1도까지 올랐다. 기상청은 올해가 관측 이래 가장 더운 해가 될 수 있다고 예고했다.

연일 습한 무더위와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유통업계에선체온을 낮추는 '냉감' 소재 침구류의 판매가 급증했다. 냉감 소재란 만지는 순간 피부에 차갑게 느껴지는 특성을 가진 것으로, 접촉냉온감 시험(Qmax) 값이 0.2 이상이면 냉감이라고 인정받는다.

SK스토아는 올 여름 냉감 침구류 상품 판매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지난 6월 1일부터 7월 13일까지 냉감 침구류 취급액은 전년 동기 대비 317% 증가했다. 내부적으로는 상반기 매출 규모가 데이터 홈쇼핑(T커머스) 업계 내 1위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박도희 리빙팀 매니저가 있다. SK스토아의 냉감 침구 상품을 기획한 박 매니저는 침실·거실·서재 등 냉감 제품의 다양한 공간별 수요를 충족하고, 고급·국내산·중국산 등 여러 가격대의 라인업을 확보해 선택지를 넓힌 점을 비결로 꼽았다.

'올해 우리 집에서 필요한 냉감 제품은 모두 SK스토아에 있다'는 콘셉트로 고객에게 다가간 것이다.

'바이빔 뜨왈드주이 냉감 침구류 풀세트'(SK스토아 홈페이지 캡처)

특히 가격을 최대한 낮춘 가성비 상품과, 타 채널에서 판매하지 않는 '단독' 제품을 집중적으로 운영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대표적인 상품이 뜨왈 패턴이 프린트 된 '바이빔 뜨왈드주이 냉감 침구류 풀세트'다. 뜨왈이란 프랑스의 시골 풍경과 같은 목가적 모티브를 펜화 느낌으로 표현한 패턴을 말한다.

그동안 TV홈쇼핑 시장에서 냉감 침구류에는 기하학 무늬를 적용한다. 하지만 박 매니저는 온·오프라인 시장에선 뜨왈 패턴의 인기가 높은 것을 볼 때 TV홈쇼핑 시장에서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해당 제품은 첫 방송부터 취급 목표액을 161% 달성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그는 "채널을 돌리다 보면 냉감 제품은 이 상품이고 저 상품이고 대부분 흰 바탕에 기하학 패턴이 가미돼 다 비슷하게 보였다"며 "뜨왈 패턴은 명품 브랜드 크리스챤 디올에도 적용될 정도로 여성들이 좋아하는데, 그런 패턴이 적용된 냉감이 현재 홈쇼핑 시장에는 없어 이에 대한 수요를 캐치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단독 상품인 '루나앤슬립 냉감패드+밴딩형 베개 커버 세트'도 가성비를 내세워 실적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높은 매출을 안정적으로 기록하고 있어 협력사에서도 물량을 밀어주고 있고, SK스토아도 프라임 타임에 지속 편성하는 등 선순환이다.

박도희 SK스토아 리빙팀 매니저(SK스토아 제공).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국내 침구류 전체 시장 규모는 약 2조 원으로 추산된다. 기존에는 가을·겨울(FW) 침구가 메인이었지만, 최근 2~3년 전부터는 냉감 제품이 나오면서 봄·여름(SS) 침구가 메인이 됐다고 한다. 업계에선 여름 시즌에는 냉감 제품의 매출이 전체 침구류 매출의 약 40%를 차지한다고 본다.

여름에는 냉감이 '필수템'이 되면서 SK스토아의 관련 제품 매출도 매년 300~400%씩 늘어나고 있다. 특히 매년 기술이 발전하는 만큼 같은 제품이라도 다음 해에는 Qmax 수치가 더 높아지는 등 냉감 효과가 더욱 커지고, 구매 후 효과를 체감한 소비자들의 재구매 빈도도 높아지는 등 시장 자체가 성장하고 있다.

SK스토아는 매년 성장세가 커지는 냉감 침구에 지난해 기록적인 판매고를 올린 '기절베개'까지 더해 침구 카테고리를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해 4월 SK스토아가 론칭한 기절베개는 현재까지 약 17만 세트가 팔렸다. 이는 TV홈쇼핑 전 채널 중 가장 많은 것으로, 최근에는 유사 상품까지 출시되는 등 시장 파급력이 크다.

현재는 FW 시즌을 겨냥한 상품을 기획 중이다. 하반기에는 양모 토퍼, 양모 침구, 헝가리 구스, 극세사 블랭킷·카페트 등을 단독 상품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SK스토아는 상반기 성공을 거둔 냉감 제품에 이 같은 FW 시즌 인기 양모·극세사 상품까지 운영해 사계절 침구류 명가로 거듭나겠다는 방침이다.

박 매니저는 "홈쇼핑 침구라고 하면 한 시즌 쓰고 버리는 제품으로 생각하는 고객들이 있는데, 다음 시즌에도 다시 찾는 상품을 기획하는 게 제 목표"라며 "베스트 셀러가 아닌 브랜드 스테디 셀러로 확장해 상품을 기획할 것"이라고 밝혔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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