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DL 여천NCC 갈등…열흘 내 부도 여부 결정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공동 대주주 한화와 DL은 여천NCC의 생존 방안을 놓고 갈등을 벌이고 있다. 한화는 여천NCC의 생존을 위해 당장 자금을 수혈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DL은 이 같은 만성 적자 구조의 원인부터 파악하자고 맞서면서다. 여천NCC는 오는 21일 만기가 돌아오는 약 3100억원의 차입금을 상환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와 DL 양측이 앞으로 열흘 내 결판을 내지 않으면 여천NCC의 부도가 현실화하는 것이다. 다만 DL 측은 이달 말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해 여기서도 한화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여천NCC 제2사업장 전경.(사진=뉴스1.)
반면 DL은 워크아웃을 바라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DL은 “이미 올 초에 한화와 각각 1000억원씩 증자를 했고, 연말까지 현금흐름 상 문제가 없을 거라고 보고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3개월 지난 현 시점에 상세한 설명 없이 1500억원의 투입 요청을 받았다”며 “근본적으로 어떤 이유 때문에 유동성에 어려움이 발생했는지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여천NCC는 1999년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이 설립한 석유화학기업이다. 1공장 90만톤(t), 2공장 91만5000t을 포함해 총 228만5000t의 에틸렌 생산능력을 보유한 곳으로, 한때 조 단위 수익을 내던 캐시카우였다. 그러나 중국발 저가 공세로 경쟁력을 잃으며 2022년부터 올해까지 4년째 적자를 내고 있다. 지난 8일부터는 전남 여수 3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부도 위기에 몰린 기업까지 나오자 정부 지원책에 대한 갈증도 커지는 분위기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말 ‘석유화학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하며 기업들의 자율적인 사업재편을 유도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후 올해 6월까지 구체적인 지원책을 내놓을 계획이었지만, 계엄 사태로 정부 공백 상태가 이어지며 현재까지 별다른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다.
현재 석화 기업들은 여수, 대산, 울산 등 주요 석화단지를 중심으로 설비를 통합하거나 일부 제품의 생산을 한 기업에 몰아주는 쪽으로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기업들의 이해관계가 워낙 복잡하게 얽혀 있어 협의점을 찾기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누구 하나는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데, 먼저 나설 기업이 어디 있겠냐”며 “이 때문에 이를 자연스럽게 유도할 정부 정책이 중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정부와 기업이 바라보는 지원책에도 시각차가 크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부는 전기료 감면 등 간접적인 지원을 준비하고 있는 반면, 기업들은 사업재편에 조금 더 직접적인 자금 지원을 원한다는 것이다. 다만 이 경우에는 석화사업을 차별 지원한다는 문제가 불거질 수 있어 정부로선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부 관계자는 “석화사업 위기를 잘 인식하고 있다”며 “최대한 빨리 사업 재편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