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금리차 175bp로 축소…한은, 추가 인하 부담 줄어

경제

이데일리,

2025년 9월 18일, 오후 06:48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상대로 정책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우리나라와의 금리차는 175bp(1bp= 0.01%포인트)로 줄었다. 한미 금리 역전폭이 역대 최대치에서 벗어나면서 향후 한은의 정책결정 부담도 다소 줄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 AFP)


연준은 16~17일(현지시간) 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25bp 내리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기준금리는 4.00~4.25%로 내려갔다. 연준은 다섯 차례 연속 금리를 동결한 이후 올해 들어 처음으로 금리를 내렸다.

신임 위원인 스티븐 마이런만이 ‘빅컷’(50bp 인하)을 주장하며 이번 결정에 반대표를 던졌다. 빅컷 의견을 낼 것으로 예상됐던 미셸 보먼·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25bp 인하에 찬성했다.

역대 최대폭으로 벌어져 있던 한미 금리차는 다시 줄었다. 지난 5월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2.5%로 내리면서 200bp로 확대됐다가 이번 연준의 ‘스몰컷’으로 다시 좁혀진 것이다.

한은은 통화정책방향 결정 시 미국의 정책 결정을 기계적으로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다만, 한미 금리차가 커지면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와 자본 유출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한은으로선 추가 인하에 부담이 되는 요소가 하나 덜어진 셈이다.

한미 금리차가 200bp 넘게 벌어진 적은 한 번도 없는 만큼, 가보지 않는 길에 대한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다. 최근 우리 외환시장에서는 기업과 개인의 달러 수요 증가 추세 속에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 후반에서 등락하고 있다,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지난 8월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의사록에서도 한미 금리차 추가 확대에 대한 경계감이 확인됐다. 한 위원은 “현 시점에서는 주택시장 및 가계부채 안정의 지속성에 보다 중점을 두면서, 대내외 금리차도 주요 변수로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른 위원도 “외환시장의 높은 변동성을 감안할 때 내외금리차 확대가 자본유출을 통해 외환 수급에 미칠 부정적 영향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외환시장 안정 측면의 부담은 줄었지만, 추가 금리 인하의 발목을 잡고 있는 부동산 시장의 안정 여부와 한미 통상협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은 향후 통화정책방향 결정을 어렵게 하는 변수가 될 수 있다. 한은은 금융 불안정과 물가 상승 우려 등을 이유로 수도권 집값 상승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추가 인하가 집값 상승 기대감을 조장할 수 있어서다. 반면, 한미 통상 후속협의가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관세 부담 가중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점은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추가 인하 필요성을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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