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흥행 '테스트베드'된 다이소…"여기서 뜨면 된다"

경제

이데일리,

2025년 9월 18일, 오후 06:58

[이데일리 김지우 기자] 다이소가 국내외 흥행을 예측하는 ‘테스트 베드’로 부상하면서 다이소에서 단독 선출시하거나 세컨드 브랜드를 론칭하는 화장품 기업들이 늘고 있다. 가성비 제품으로 소비자 반응을 확인한 후, 다이소 전용 라인을 해외로 수출하는 브랜드도 상당수다. 흥행 예측 후 안정적으로 다음 스텝을 밟겠다는 전략이다.

스타필드 마켓 죽전 내 다이소 매장에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경하고 있다. (사진=김지우 기자)
18일 업계에 따르면 종합 뷰티기업 브이티(018290)의 올 상반기 뷰티 매출은 197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03% 증가했다. 브이티는 약 2년전 다이소에 ‘리들샷’ 소용량 제품을 3000원 이하에 선보인 후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급성장했다. 다이소를 통해 소용량 제품을 저렴하게 먼저 체험한 후 올리브영 등에서 더 큰 용량의 본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전략이 통한 셈이다. 이후 해외시장 진출도 확대하면서 외형 성장을 이뤘다. 브이티는 올 하반기 미국 미니소, 동남아 쇼피 등 저가 제품을 취급하는 채널을 중심으로 소용량, 저가형 패키지를 적용해 선보이기로 했다.

브이티 사례처럼 다이소 전용 상품을 해외에 선보이는 브랜드가 늘고 있다. 에이블씨엔씨(078520)의 ‘어퓨’는 지난 2023년 다이소 전용 라인 ‘어퓨 더퓨어’를 론칭한 후, 현재 국내 누적 판매량 250만개를 돌파했다. 어퓨 더퓨어는 북미, 러시아, 인도, 중남미 등으로 발을 넓혔다.

아모레퍼시픽(090430)도 미모 바이 마몽드, 프렙 바이 비레디, 에뛰드 PLAY 101 등 다이소 전용 세컨드 뷰티 브랜드를 운영 중인데 미모 바이 마몽드는 다이소 입점 4개월 만에 누적 판매 100만개를 돌파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다이소 전용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다이소 단독으로 론칭하는 경우도 느는 추세다. 선택과 집중 전략이다. 새치염색삼푸로 유명한 모다모다는 지난 4일 신제품 탈모제품 시리즈를 다이소에 단독으로 출시했다. 모다모다 관계자는 “출시한 지 일주일째인데, 기대 이상의 판매 호조로 현재 긴급 발주 중”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다이소에서 모다모다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몰려있다. (사진=모다모다)
소비자들이 다이소를 찾는 이유는 ‘가격경쟁력’이다. 다이소 매장에서 판매되는 화장품은 다이소의 균일가 정책에 따라 1000~5000원에 판매 중이다. ‘저렴하지만 생각보다 괜찮다’는 경험이 입소문을 타며 제품 매출이 느는 경우가 많다.

업계 관계자는 “신제품 선론칭 등을 통해 폭넓은 소비자층에 빠르게 제품 경험 기회를 제공하고 단기간에 초기 시장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로 다이소를 활용하고 있다”며 “또 1020세대에게 저렴한 가격대로 엔트리급 제품을 선보인 후 추후 이들이 상위 브랜드를 사용하도록 유인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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