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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전 세계 각 분야에 속속 도입되는 가운데 패션업계에서도 활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트렌드 예측부터 의류 디자인·제조, 마케팅, 개인 맞춤형 추천 등 다양한 영역에서 AI를 활용한 실험이 진행 중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AI가 가장 많이 도입된 패션 분야는 마케팅이다. 매번 모델과 스튜디오를 섭외해 촬영을 진행하는 것보다 생성형 AI를 이용해 필요한 이미지를 그때그때 얻는 것이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AI로 다양한 체형과 연령, 인종의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고 초상권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점도 장점이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는 생성형 AI 사용으로 2030년까지 패션업계 영업이익이 1500억~2750억 달러(약 212조~390조 원)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LF 브랜드 헤지스는 '로잉 클럽 캠페인' 광고를 AI 단편 영화 형식으로 제작해 공개한 후 해당 컬렉션 매출이 전년 대비 10% 늘었다. AI 영상이 2030세대 공략에 효과적이라는 평가다.
모델뿐만 아니라 패션 디자인 역시 AI 기술로 개발되고 있다. 2023년 뉴욕에서는 처음으로 'AI 패션위크'가 열렸다. 디자이너들은 미드저니, 달리2 등 AI 기술을 활용한 가상 의상을 출품했고, 한국 기업이 만든 AI 디자이너가 참가하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AI가 생성하는 이미지가 아직 상대적으로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어 중요한 브랜드나 주력 상품은 소비자 신뢰나 인지도 등을 위해 여전히 전문 모델과 사진작가 등 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뉴욕 패션위크 런웨이에서 틸다와 박윤희 디자이너가 함께 관객들에게 인사하는 모습. (LG 제공) 2022.7.17/뉴스1
개인 맞춤형 추천 서비스도 AI가 대표적으로 많이 활용되는 분야다. 소비자의 행동에 기반한 빅데이터를 수집해 개인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상품을 추천하는 방식이다.
또 상품을 소재와 색상, 사이즈별로 속성을 AI 기술로 정교하게 추출해 데이터로 전환함으로써 개인화 추천과 정밀 검색에 이용하고 있다.
무신사는 AI 기반 상품 노출 광고 서비스를 지난 3월 도입한 이후 소상공인 입점 브랜드 매출이 전년 대비 6배 이상 늘었다.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플랫폼 지그재그도 AI 개인화 추천 기술을 이용한 결과, 2024년 10월~2025년 1월 4개월간 한 스토어에서 2번 이상 상품을 구매한 고객 수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3% 증가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온라인 스토어 SSF샵에서 3D 가상피팅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고객이 체형 데이터를 입력하면 AI 모델이 착용한 시뮬레이션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한국패션협회가 지난 14일 영원무역 명동빌딩에서 '2025 의류제조 혁신포럼'을 열었다. (한국패션협회 제공)
제조 분야에서도 AI 도입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한국패션협회는 지난 14일 '2025 의류제조 혁신 포럼'을 열고 AI와 휴머노이드 로봇, 디지털 전환(DX) 기반 기술혁신 방향을 제시했다.
이 포럼에서 의류 제조업체 아이디모드의 임승혁 팀장은 '니트생산 공정관리 DX 개발 및 성과' 주제 발표에서 디지털 트윈을 통한 생산관리시스템과 클라우드 기반 실시간 관리 체계 구축으로 기획과 생산인력 분배, 리드타임 단축 등에서 성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지난달 성수동에서 연 '서울 사세요' 팝업스토어에는 제조지원센터 소속 소공인 47개 사가 참여해 직접 개발한 디자인과 시제품을 생성형 AI로 공개하기도 했다.
패션 대기업들 역시 AI를 사내 시스템과 연동한 전사시스템을 속속 도입하는 추세다. LF는 이미 3개 이상의 AI 설루션을 전사적으로 사용 중이고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과 에프앤에프 등 기업들도 AI 전문 설루션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 트렌드가 워낙 빠르게 변하다 보니 발맞추려면 AI 시스템 도입은 이제 거의 필연적인 일"이라며 "앞으로는 소비자가 쇼핑몰을 하나하나 검색할 필요 없이 AI 비서나 브라우저가 패션을 추천하는 시대가 올 텐데 그에 대비하는 일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hy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