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탄소 제로"…한세실업, 글로벌 친환경 리딩 기업 도약

경제

뉴스1,

2025년 11월 03일, 오후 12:00

C&T 베트남 공장 내부. 원단이 염색되고 있는 모습.© 뉴스1/김진희 기자.

지난달 30일 베트남 호치민에서 버스로 약 3시간을 달려 도착한 동나이성 소재 한세실업(105630) 칼라앤터치(C&T) 베트남 법인.

C&T 법인 내 3개 공장에서는 하루 5만~15만kg의 원단이 생산된다. 티셔츠로 환산하면 45만 장의 물량이다. 베트남 내 한국계 공장 중에서는 생산능력(케파)이 가장 크다.

이 공장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친환경 공장'이라는 점이다. 엄청난 규모의 의류를 생산함에도 물, 전기 등의 사용량을 최소화한다.

C&T 3공장의 경우 왕겨, 캐슈너트 껍질과 같은 바이오매스만을 연료로 사용해 원단을 생산한다. 베트남 내 현지 섬유 기업 중 연료로 바이오매스를 100% 사용한 사례는 C&T가 최초다.

친환경 염색기 브라졸리 모습.© 뉴스1/김진희 기자.

한세실업은 '글로벌 리딩 친환경 기업'으로 포지셔닝해 '탄소 제로' 생산을 추진 중이다.

현재 1공장의 경우 내년 20주년이 될 정도로 시설이 많이 낙후돼 있다. 이후 레노베이션을 거치면 2027년부터 석탄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상태에서 원단 생산이 가능해진다고 한다.

바이오매스 연료인 왕겨가 공장 한 켠에 쌓여 있다.© 뉴스1/김진희 기자.

바이오매스를 연료로…친환경 염색기·정수 시스템 구축
한세실업은 한 대당 1억 원을 호가하는 친환경 염색기 '브라졸리'를 지난해 도입했다. 최근에는 해당 기계를 대거 추가해 총 34대를 운영 중이다.

브라졸리는 물, 전기, 스팀 사용량을 각각 42%, 16%, 18% 절감해주는 스마트 기기다. 그만큼 폐수가 적게 나오고 원단 생산 과정에서 에너지를 적게 소모한다.

C&T 공장은 빗물을 산업용으로 재사용하는 빗물 저장 시스템과 역삼투압(reverse osmosis) 시스템을 이용해 폐수를 재활용하고 있었다.

실제 공장 안에는 거대한 규모의 물탱크를 비롯해 폐수 처리기가 갖춰져 있었다. 불순물 제거, 살균, PH(산성화) 등 과정을 거쳐 폐수 처리가 이뤄진다.

C&T에서는 하루 9000톤의 폐수가 발생하는데 RO시스템을 통해 약 30%인 3000톤이 완전히 정수된다.

공장 한 켠에는 왕겨와 나무·캐슈너트 껍질 등이 수북이 쌓여있어 눈길을 끌었다.

정수 시스템. 해당 시스템을 통해 C&T 베트남 법인 내 폐수 약 30%가 정수된다.© 뉴스1/김진희 기자.

C&T는 베트남에서 연간 생산되는 800만 톤의 왕겨를 펠렛화해 연료로 사용함으로써 석탄연료 대비 탄소배출량을 92% 저감하고 있다. 왕겨 800만 톤은 베트남 쌀 생산량의 20%에 달한다. 왕겨 외에도 캐슈넛, 캐슈팔렛, 우드칩, 라이스허스크 등이 연료로 사용되고 있었다.

김태훈 C&T VINA 법인장은 "생물학적 폐수처리 시스템을 도입해 미생물 기반 공정으로 오염수를 정화하고 약품 사용을 최소화해 공정수를 재활용하는 친환경 폐수 정화 시설을 도입했다"며 "친환경 염색기를 통해 물사용량, 스팀사용량, 화학물질 배출을 획기적으로 절감, 바이어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C&T 법인은 2027년까지 탄소 배출 60% 절감, 용수사용 50% 절감, 전기사용 15% 절감을 목표로 친환경 설비를 적극 도입할 예정이다.

C&T 베트남 법인 내부 모습.© 뉴스1/김진희 기자.

원단 생산부터 봉제까지 '수직 계열화'…중미 과테말라에도 식재
C&T 베트남 법인은 원단 생산부터 봉제로 이어지는 '수직 계열화'를 구축했다.

베트남 현지에 편직단지를 조성해 직접 원단을 만들고 C&T Vina에서 염색해 봉제공장으로 출고하고 있다.

한세실업은 수직 계열 구조를 내년 오픈 및 가동을 앞둔 중미 과테말라 공장에도 이식할 계획이다.

C&T 베트남 법인은 염색 공장만 있는 반면 과테말라 공장은 더 나아가 방적, 편직, 염색까지 한 번에 가능하다.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바로 연결될 수 있는 수직 계열 구조다.

중미사업전략을 담당하는 김영조 C&T 이사는 "도로를 사이에 두고 왼쪽은 편집동과 염색동, 오른쪽에는 방적기가 운영되는 구조"라고 말했다.

과테말라 법인의 경우 인공지능(AI) 시스템을 접목해 AI 카메라로 최종 검수시 원단 불량을 찾아낼 수도 있다.

과테말라 공장이 가동되면 글로벌 C&T 법인의 생산규모는 2026년과 2027년 2년간 평균 27%의 매출 증진이 예상된다.

jinny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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