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회장이 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서밋 2025’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5.11.3/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은 3일 "기술 발전 속도를 강조하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조차도 더 이상 개발 속도는 이야기하지 않는다"며 SK그룹이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세계적 병목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생산 능력·기술력·인프라 3박자를 갖춘 기업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최 회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인공지능(AI) 서밋' 기조연설에서 "SK하이닉스의 기술력은 이미 업계에 증명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AI 서밋에서 황 CEO가 'SK하이닉스의 6세대 HBM4 공급을 예정보다 6개월 앞당겨달라'고 요청한 일화를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그는 올 1월 미국 CES2025 기자간담회에서 "SK하이닉스의 개발 속도가 엔비디아의 요구를 조금 넘어서는 역전 형태가 일어나기 시작했다"고 언급했는데, 이날 HBM 개발 속도가 고객사 요구보다 훨씬 빠른 '최정상급'에 도달했다고 자신한 것이다.
최 회장은 AI 산업의 폭발적 성장에 따른 '메모리 보틀넥'(공급 부족) 현상을 해결할 SK그룹의 3대 경쟁력으로 △대규모 메모리 생산능력(CAPA) △초격차 기술력 △선제적인 인프라를 제시했다.
최 회장은 "최근 청주에 HBM 공장(청주 M15X)을 완공해서 내년부터 본격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고, 2027년에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오픈한다"며 "용인 클러스터에는 커다란 팹(fab·반도체 생산시설)이 4개 들어갈 수 있도록 설계했는데, 팹 하나에 청주 M15X 팹이 6개 들어간다. 따라서 용인 클러스터가 완성되면 24개의 청주 팹이 돌아가는 것"이라고 했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가 핵심 고객사인 엔비디아의 요구를 뛰어넘는 개발 속도를 갖춘 점도 언급하면서 "메모리 (초과)수요를 해소하기 위해 초고용량 메모리를 개발하거나, 저렴하면서 데이터 저장 성능이 뛰어난 낸드플래시 콘셉트를 도입하는 방식으로 브레이크스루(돌파)를 찾고 있다"고 했다.
최 회장은 마지막으로 "SK는 가산(AIDC에) 국내에서 단일 규모로 가장 큰 블랙웰 B200 기반 컴퓨팅 클러스터(해인)를 구축했다. 국내 최초 사례"라며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울산에 구축하는 AI 데이터센터는 1기가와트(GW)급을 목표로 한다"고 했다.
최 회장은 "가장 효율적인 AI 설루션을 만드는 것 자체가 SK그룹 전체가 가진 미션"이라며 "우리는 파트너와 경쟁하지 않는다"고 했다.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인 대만 TSMC의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 모토를 인용한 발언으로, SK그룹이 글로벌 빅데크의 'AI 설루션 프로바이더'가 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최 회장은 SK그룹의 AI 고객사 명단을 화면에 띄우면서 "SK 혼자서 할 수는 없다. 파트너사와 함께, 처음부터 공동으로 설루션을 설계하고 공동으로 디벨롭(개발)하는 것이 SK그룹 AI 전략의 핵심"이라며 "SK는 국내뿐 아니라 빅테크, 스타트업, 각국 정부까지 포함한 다양한 파트너와 AI 사업 기회를 만들고, 최고 효율의 AI 설루션을 찾아낼 것"이라고 했다.
dongchoi89@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