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멤버 매각으로 웃은 사람인…'라라잡'은 아픈손가락

경제

이데일리,

2025년 11월 16일, 오전 10:48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인적자원(HR) 전문기업 사람인(143240)이 리멤버앤컴퍼니 지분 매각으로 1600억원의 투자금을 회수햇지만 또 다른 투자처인 ‘라라잡’은 적자가 이어지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아르바이트 매칭 서비스를 제공하는 라라잡은 경기 둔화 여파 속 경쟁 플랫폼이 늘어나면서 수익성 개선이 더딘 것으로 분석된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라라잡의 당기순손실은 14억 306만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기간(-15억 8833만원) 대비 손실폭은 줄였지만 적자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는 22억 117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사람인이 라라잡을 인수한 지난 2023년 이래로 손실 구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부채규모도 증가하고 상황이다. 라라잡의 올해 3분기 기준 부채 규모는 10억 972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7억2238억원) 대비 34.2% 증가했다.

사람인은 지난 2023년 8월 라라잡 주식 22만 2820주를 97억원에 인수했다. 현재 보유 지분은 87.85% 수준이다.

사람인이 라라잡을 인수한 것은 종합 커리어 플랫폼으로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 위해서였다. 정규직에 이어 비정규직 채용 플랫폼을 확보해 다양한 매칭 모델을 선보이려는 의도가 반영됐다.

라라잡이 선보인 아르바이트 매칭 플랫폼 ‘동네알바’의 경우 거주 지역을 기반으로 일자리 수요를 매칭해주는 게 특징이다. 특정 지역을 설정하면 3~20㎞ 범주에서 원하는 아르바이트생을 매칭해준다.

라라잡이 부진한 실적을 지속하는 배경으로 아르바이트 채용 플랫폼 시장의 경쟁 확대가 꼽힌다. 비슷한 기능을 갖춘 플랫폼이 늘어나면서 수익성 개선을 더디게 한 것으로 분석된다. 43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이 지난 2021년 선보인 위치 기반 구인·구직 서비스 ‘당근알바’가 대표적이다. 당근알바의 경우 700m 이내 거리의 지역 밀착형 아르바이트 일자리를 매칭해주는 서비스까지 선보이며 시장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알바몬 역시 모바일 금융 플랫폼 토스와 제휴를 맺고 토스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아르바이트를 지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올해 7월 기준 토스 가입자수는 3000만명을 돌파했다.

경기 둔화 속 아르바이트 채용 플랫폼 경쟁 확대로 라라잡의 수익성 악화가 지속하면서 리멤버앤컴퍼니 지분 매각 사례와 같은 투자 회수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람인은 앞서 지난 2021년 말 리멤버앤컴퍼니의 800억원 규모 지분 투자를 단행한 이래로 4년 만인 올해 지분 매각을 통해 1600억원 투자금을 회수했다.

사람인 측은 라라잡의 성장을 위한 대응책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사람인 관계자는 “동네알바가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실행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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