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싫어하는 불확실성 너무 많다…환율 올리는 5가지 우려

경제

이데일리,

2025년 11월 16일, 오후 07:03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국내 정치 불확실성 해소와 경제 회복세에도 원·달러 환율이 유독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데는 불확실한 대외 여건이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시장이 가장 기피하는 불확실성이 커지는 국면에서 대외 의존도가 높고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원화가치가 더 가파르게 절하되고 있다는 것이다.

(사진= AFP)


현대경제연구원은 16일 발표한 ‘커지고 있는 외환시장 균형 이탈 가능성’이라는 제목의 경제주평 보고서에서 “최근 환율이 급등한 가운데 주요국 대비 환율 변동성도 높은 수준을 보이는 등 국내 외환시장 불안정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달 11일 기준으로 달러인덱스가 직전 저점대비 3,1% 상승하는 동안 △원·달러 환율은 6.1% 상승 △달러·엔은 4.6% 상승 △달러·유로는 1.7% 하락 △위안·달러는 0.1% 상승했다. 주요국에 대비 원화 가치 절하가 두드러진다.

(자료= 현대경제연구원)


이택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환율 변동성을 키우는 대외 요인으로 △미 관세정책 리스크 △미 통화정책의 불확실성 △달러 단기 유동성 경색 △엔화 동조화 현상 △안전자산 선호 심리 등을 꼽았다.

우선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고강도 관세·환율 정책으로 시장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한미 관세협상 타결에도 연 2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구체 계획과 관세 정책 소송 진행 등으로 외환시장 불안은 남아 있는 상황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여부를 둘러싼 예측 불허 국면이 이어지면서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가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점도 외환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주요 요인이다.

하반기 들어 제기되고 있는 달러 단기 유동성 경색 우려 역시 환율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달러 유동성 증가와 별개로 단기 자금 시장에서 레포 금리(SOFR) 일시 급등, 역레포 잔액 축소 등 단기 조달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달러화 강세와 원화 약세 흐름을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자료= 현대경제연구원)


엔화 동조화 현상도 원화 변동성을 키우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의 확장적 재정 정책에 대한 우려 등으로 엔화가 약세를 보이자 달러 강세 흐름이 나타나며 원·달러 환율에 상승 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인공지능(AI) 거품론 등 위험자산 가격 조정이 발생하는 가운데 안전 자산 선호로 달러 수요가 높아지는 점도 환율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스피가 연초 대비 약 76% 상승하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고 있는 점도 원화에 약세 얍력을 가하는 요소다.

이 연구위원은 “최근 환율의 변동성 확대는 다양한 원인에 기인한 만큼 대외 여건 변화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적극적인 국내 금융시장 건전성 확보 조치를 통해 단기 외환 및 금융 시장의 안정성을 확보할 필요성이 매우 커졌다”고 강조했다.

이어 “잦은 단기 대규모 외환거래의 조정 등을 통해 원화 환율 변동성을 완화하는 등의 수단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기업의 지속성장 기반 확보 노력 등을 통해 경제 펀더멘털을 강화함으로써 중장기적인 외환·금융 시장의 안정화 기반을 다지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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