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난색에도 해시드 “스테이블코인, 화폐 기능 시작”

경제

이데일리,

2025년 12월 24일, 오후 04:26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금융위원회, 한국은행이 스테이블코인 관련 디지털자산 기본법(2단계 입법) 정부안 마련에 난항을 빚고 있는 가운데, 디지털자산 업계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이 화폐로서 기능하고 내년부터는 기업 업무에 본격 연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블록체인 전문 벤처캐피털(VC) 해시드오픈리서치 김서준 대표이사는 24일 연례 보고서 ‘프로토콜 경제: 해시드 2026’에서 “스테이블코인은 더 이상 유동성 실험이 아닌 국경 간 결제와 기업 재무, 소비자 거래를 연결하는 정산 인프라”라며 “스테이블코인은 이 새로운 주체들이 사용하는 기본 화폐로 기능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해시드오픈리서치는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실장직 임명 전까지 근무했던 곳이기도 하다.

블록체인 전문 벤처캐피털(VC) 해시드오픈리서치 김서준 대표이사는 16일 서울 강남구 해시드 라운지에서 내년에 디지털자산이 급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사진=최훈길 기자)
해시드는 “(스테이블코인의 글로벌) 유통 규모는 이미 3000억달러를 넘어섰고, 송금·거래소 정산·기업 간 결제·자금 운용 등 다양한 영역에서 하루 수십억 달러 규모의 흐름이 관측되고 있다”며 “운용의 출발점이자 다양한 금융 활동이 파생되는 기반으로 기능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해시드는 2026년 스테이블코인 전망에 대해 “차이를 만드는 지점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그 기술이 실제 경제에서 어떻게 쓰이느냐”라며 “(핵심은) 스테이블코인 기반 인프라가 기업의 일상적인 현금 흐름, 즉 돈이 들어오고 나가는 운영 과정 속에 얼마나 깊이 통합되는가”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인식은 금융당국이 주목하고 있는 ‘포인트’이기도 하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지난 23일 심포지엄(주최 한국증권학회·한국경영학회·한국금융학회·한국금융공학회·한국재무관리학회·한국지급결제학회·한국회계학회, 후원 카카오)에서 “우리 경제와 삶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를 생각해볼 때 (스테이블코인) 유스 케이스(활용사례)가 나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해 해시드는 내년부터 스테이블코인과 기업과의 접목이 본격적으로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해시드는 “기업들은 더 이상 시험적인 도입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업무 시스템에 스테이블코인을 본격적으로 연결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앞으로 스테이블코인은 돈이 이동하는 기본 통로로 기능하게 되고, 디지털 자산 인프라는 눈에 띄지 않지만 없으면 작동하지 않는 기반으로 자리 잡게 된다”고 내다봤다.

해시드는 24일 연례 보고서 ‘프로토콜 경제: 해시드 2026’에서 내년에 스테이블코인 성장세를 전망했다. (자료=해시드)
해시드는 “스테이블코인 흐름이 정기적인 자금 집중 관리, 자동화된 매입·매출 관리, 다중 법인 간 자금 통합 등 기존 기업 재무 운영 방식과 닮아가기 시작하면 이제는 ‘해볼 만하다’는 기대가 아니라, ‘써야 하는 이유’가 작동한다”며 “이때부터 스테이블코인은 개별 실험을 넘어 기업 인프라 안으로 내재화되기 시작한다. 바로 이 지점이 중요한 신호”라고 지적했다.

해시드는 “기술은 새롭다는 이유만으로 가치를 갖지 않는다. 기존 인프라와의 연결을 실제로 앞당길 때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며 “경쟁력은 처리 속도가 아니라 스테이블코인이 기업의 일상적인 업무 흐름 속에 얼마나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는지에서 형성된다”고 밝혔다.

해시드는 “2026년에는 스테이블코인을 소비자용 서비스가 아니라 금융이 작동하는 기본 구조로 다루는 팀들이 주목받게 될 것”이라며 “결제와 자금 관리, 회계와 정산까지를 하루 24시간, 전 세계 어디서나 끊김 없이 돌아가는 흐름 위에서 다시 설계하는 팀들이 다음 단계의 시장을 만들어가게 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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