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도 '서리풀2지구' 빼고 개발하라 요구

경제

이데일리,

2025년 12월 26일, 오전 11:21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서울특별시 의회가 서울 서초구 서리풀 지구에 2만 가구를 공급하는 재개발 계획 중 ‘서리풀2지구’를 제외하는 방안에 대해 의결했다.

서울특별시 의회는 지난 23일 제333회 정례회의를 통해 우면동 성당과 송동마을, 식유촌 마을 등 서리풀 2지구 공공주택 지구 개발 사업 지정 철회 요청에 관한 청원을 재석 64명 중 63명 찬성으로 의결했다.

출처: 서울시의회
이는 우면동 성당 백운철 스테파노 주임 신부 외 9518명이 청원한 ‘서리풀 공공주택지구 개발사업에서 송동·식유촌 마을 및 천주교 12지구 성당 제외 요청에 관한 청원’에 따른 것이다.

서리풀2 지구 관련 전략환경영향평가서 공청회는 주민들의 거부로 11월 24일과 12월 12일, 두 차례 무산된 바 있다. 이에 따라 국토교통부는 18일 서리풀2지구의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공청회를 생략하겠다고 공고했다.

서리풀 1·2지구에 대한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는 작년 11월 윤석열 정부 시절 발표됐다. 서리풀 1·2지구에 총 2만 가구를 공급하는 계획이다. 이후 이재명 정부 들어 주택 공급의 일환으로 서리풀 지구의 재개발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이달부터 토지 보상 관련 현장조사 용역에 착수하고 내년 1월 공공주택 지구 지정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주민들은 보상이 아니라 보존을 원한다며 재개발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특히 우면동 성당이 위치한 서리풀2지구 재개발에 대한 반대가 심하다. 백운철 신부는 “우면동 성당은 25년 간 우면산 자락을 지켜 온 신앙 공동체의 중심이고 송동·식유촌 마을은 수백 년 동안 같은 성씨와 후손들이 살아온 집성촌이자 보기 드문 역사·문화적 자산이 남아 있는 마을”이라며 “이 모든 것을 철거하고 고층 아파트 2000가구를 건립하겠다는 계획은 ‘종교의 자유, 주거권, 환경권, 문화유산 보존’이라는 21세기 보편적 가치를 한꺼번에 훼손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재개발 반대측에선 서리풀 2지구는 서리풀 전체 지구 면적의 1.8%에 불과하고 2만 가구 공급 중 10%에 불과한 2000가구만 공급되는 만큼 이를 제외하고 재개발을 하더라도 전체 주택 공급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국토부 관계자는 “실제로 현장조사를 하면서 개별 주민들을 만나 협의를 해나가는 절차가 필요하다”며 “어떤 분들은 보상을 받고 나가고 싶어할 수도 있다. 지구 지정이 되면 토지이용계획을 수립하면서 실제로 주택 공급 호수가 얼마나 될지 종합적으로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린벨트 해제를 통해 5만 가구를 공급하는 데 주민들의 반대 등으로 인해 어디를 넣고, 어디를 빼는 방식으로 접근하게 되면 형평성에 어긋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12일 서울 서초구 서초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서리풀2 공공주택지구’ 전략환경영향평가사 초안 2차 공청회에서 송동마을과 식유촌마을 주민들, 우면동 성당 신도들이 모여 재개발 추진에 반대 의사를 표하고 있다. (사진=최정희 이데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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