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29일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국내 달러보험 신계약 건수(방카슈랑스 포함)는 10월 말 기준 8만6630건으로 집계됐다. 10개월 만에 이미 작년 한 해 전체(3만8374건)의 2배 이상 판매됐다.
월별로 보면 올해 신계약 건수는 하반기 들어 가파르게 올랐다. 작년 1월 1092건이던 신계약 건수는 올해 2월 8000건을 돌파한 뒤 8월엔 1만(1만333건)을 넘었다. 9월 신계약 건수는 1만1328건으로 작년 초와 비교하면 10배가 넘는 수준이다. 월평균 건수는 8663건에 달한다.
반면 올 1~10월 달러보험 해약 건수는 1만880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9361건)보다 오히려 줄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이 올 들어 판매한 달러보험 판매액은 26일 기준 약 1조659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연간 판매액 9710억원보다 70% 이상 늘어난 수치다.
달러보험 가입이 늘어나는 것은 앞으로 환율이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한 개인들이 가입에 나섰기 때문이다. 달러보험이란 보험료를 달러로 내고 만기 시점에 받는 보험금도 달러로 수령하는 상품이다. 달러예금을 드는 것보다 금리가 높고 환차익까지 노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올해 내내 원화 약세 흐름이 이어진 데다 내년에도 올해만큼은 아니어도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내년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평균 1420원대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400원대 환율이 ‘뉴 노멀(새로운 기준)’로 자리 잡는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지나친 ‘환테크(환율+재테크)’가 독이 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환율의 방향이 바뀌어 일찍 해지하려 할 경우 막대한 금전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달러보험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보장성 보험은 중도 해지했을 때 환급률이 66.7%에 그친다. 저축성 달러보험(125.6%)에 비해 낮다. 특히 외환 당국의 강도 높은 개입 효과로 환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최근 당국의 개입으로 환율은 지난 24~25일 이틀 연속 크게 떨어졌다.
이에 금융감독원도 “달러보험은 환테크 상품이 아니다”라고 경고하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환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충분히 알고 나서 달러보험에 가입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며 “환차익만 보고 가입하기보다 실제 외화 활용 여부, 자산 배분 등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