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전략수출금융기금' 신설…방산·원전 수출금융 새판 짠다

경제

이데일리,

2026년 1월 09일, 오후 02:02

[세종=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정부가 방위산업·원자력발전소 등 국가 대항전 성격이 짙은 전략 분야를 대상으로 ‘전략수출금융기금’을 조성해 수출금융 패러다임 전환에 나선다. 정부 주도의 금융 지원을 대폭 강화하는 동시에, 대형 프로젝트 수주를 통해 발생한 이익 일부를 국내 중소·중견기업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다. 국가 전략 산업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물론, 기업 상생을 도모하는 새로운 수출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2024년 9월 폴란드 키엘체에서 열린 폴란드 국제방위산업전시회(MSPO)에서 폴란드 육군이 K2전차를 전시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DB)
◇방산·원전 수주 대규모 지원

재정경제부는 9일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전략수출금융기금’을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전략수출금융기금은 기존 정책금융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전략수출산업을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를테면 대표적인 정책금융기관인 수출입은행은 리스크 관리를 위해 자본금의 40% 수준으로 신용공여 제한을 두고 있다. 우리 기업의 대규모 수주를 지원하는 데 큰 제약이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대규모·초장기 계약이 이뤄지는 방산·원전 등에 별도의 정책금융을 제공하기로 했다.

기금은 수출 프로젝트 개별 건에 대한 수출금융에 대해 채권을 발행해 조달하는 구조로 형성된다. 기금과 기금을 통해 창출한 레버리지(자펀드)로 수출금융과 지분투자를 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기존 수은·무역보험공사 지원이 곤란한 대규모 장기·저신용 프로젝트에 수출금융을 제공해 수주를 지원하고, 수출 연계성이 높은 연구개발(R&D)에 특화한 펀드를 통해 해당 기업이나 대·중·소 합작법인에 지분투자를 하는 것이다.

재원은 정부 출연·보증과 정책금융기관 출연, 수혜기업 기여금, 수출연계 연구개발(R&D) 기술료 등 정부납부기술료로 구성된다. 재경부 관계자는 “기금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국제 시장에서 달러 채권을 발행해 달러를 조달한 다음, 그 달러를 갖고 대출을 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부는 전략경제협력추진단을 신설해 전략경제협력 특사 활동과 대규모 전략적 경협 프로젝트 설계와 제안, 시행까지 전 주기를 지원할 방침이다.

전략수출금융기금은 올 상반기 중 마련된다. 정부는 상반기에 전략수출금융특별법 제정을 비롯해 관련 법률안 제·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미통상협상 후속 조치…국내 생산 확대 조치도

정부는 전략적인 글로벌 경제협력도 추진한다. 한미통상협상 후속 조치 일환으로 한미전략투자공사와 기금을 신설해 대미투자(2000억달러)와 조선협력(1500억달러)을 지원하고, 대미투자프로젝트에 연계해 조선·원전 역량을 강화하고, 신시장을 창출한다.

구체적으로 2030년까지 국내 조선업 밀집지역 내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대미 조선협력 센터 구축 등 조선업계의 ‘마스가(MASGA) 프로젝트’ 참여를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소형모듈원자로(SMR) 특별법 제정 및 클러스터 지정, 한미 원전 기업간 공급망 협력 및 제3국 공동진출 등을 지원한다.

정부는 국내생산 확대를 도모하기 위해 ‘국내생산촉진세제’를 도입한다. 자립도가 확보되지 않아 생산 지원이 필요한 분야를 정해 정부가 세제 지원을 하는 것이다. 구체적인 지원 대상과 방식은 오는 7월 발표되는 ‘2026년 세제개편안’을 통해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글로벌 보호 무역주의 확산에 따라 미국·일본은 자국 내 생산량에 비례한 세제지원을 도입하고 있어 국내에도 유사한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며 “지원대상 분야와 방식 선정을 위해 연구용역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