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한파가 몰아친 지난 주말, 서울 시내 장터의 풍경은 묘하게 엇갈렸다. 전통시장은 조금이라도 싼 물건을 찾는 어르신들로, 대형마트는 난방과 할인을 찾는 가족 단위 손님으로 북적였지만, 정작 서민들의 장바구니는 꽁꽁 얼어 있었다.
지난 11일 오후 서울 강동구 길동 복조리시장의 한 생선가게. ‘고등어 1마리 8000원’이라는 가격표 앞에서 기자가 “정부에서 고등어를 싸게 푼다던데 여긴 없느냐”고 묻자 가게주인은 손사래를 치며 “정부에서 푼다는 건 수입산 냉동제품인데 맛이 없다”며 “여기 손님들은 생물을 찾기 때문에 우린 팔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이곳 매대에는 씨알이 굵은 생물 고등어가 1마리 8000원, 작은 것은 3~4마리 1만원에 놓여 있었다. 가격에 부담을 느끼는 손님들을 위해 작년과 가격은 비슷하지만 사이즈가 작은 물건을 함께 판매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상기후로 평년보다 높은 딸기가격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0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사진=신수정 기자)
대형마트 상황은 더 복잡하다. 할인 없이는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힘들어서다. A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딸기(500g/팩)의 정상가격은 1만 5000원. 하지만 제휴카드 할인을 적용받으면 1만 2800원까지 떨어진다. 반면 할인 행사가 없는 B대형마트의 딸기는 1만 5990원에 판매되고 있다. A마트에서 딸기를 고르던 최 모 씨(39)는 “가격이 너무 올라서 요즘은 할인 스티커가 안 붙은 신선식품은 쳐다보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채소와 계란 가격이 오르고 있다. 11일 서울 강동구 길동복조리시장. (사진=김미경 기자)
서민들의 밥상 물가 고통은 통계로도 증명된다. 지난해 4인 가구 월평균 식비는 144만 3000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상황이 이렇자 상추 대신 양배추를 사는 대체 소비도 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그나마 마진을 줄여가며 버티고 있는 형국”이라며 “설 명절을 앞두고 1월 말부터 수요가 폭증하면 밥상 물가 방어선이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