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인텔 제치고 세계 3위 등극…AI, 반도체 판 흔들었다

경제

뉴스1,

2026년 1월 13일, 오후 03:01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SK하이닉스(000660)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앞세워 '반도체 공룡' 인텔을 제치고 세계 반도체 업계 3위에 등극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증설로 유례없이 폭발적인 반도체 수요가 발생하면서 반도체 업계가 AI 중심으로 재편된 결과다.

글로벌 반도체 매출 1168조, AI 수요 확산에 21% ↑

13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은 7930억 달러(약 1168조 4000억 원)로 전년 대비 21% 증가했다.

라지브 라지푸트 가트너 수석 분석가는 "프로세서, 고대역폭 메모리(HBM), 네트워킹 구성 요소를 포함한 AI 반도체는 반도체 시장의 전례 없는 성장을 지속해서 견인하며 2025년 전체 매출의 1/3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AI 인프라 투자액이 올해 1조 3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이런 시장 지배력은 더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이 AI 인프라를 대대적으로 확장함에 따라 AI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프로세서와 메모리 간 성능 차이에 따른 데이터 병목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HBM이 대표적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반도체 공급업체 매출 순위도 뒤바뀌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메모리 슈퍼 사이클로 인해 SK하이닉스가 인텔을 제치고 3위에 올랐다. SK하이닉스가 3위를 차지한 건 지난 2018년 이후 처음이다.

SK하닉, 인텔 제치고 3위…'독주' 엔비디아 1위 굳히기

SK하이닉스는 2025년 매출 606억 4000만 달러(점유율 7.6%)로 전년 대비 37.2% 증가해 인텔(478억 8300만 달러, 점유율 6.0%)을 앞섰다. 인텔의 주력은 PC 및 서버에 사용되는 중앙처리장치(CPU)인데, AI 가속기 시장은 병렬 연산에 특화된 GPU가 주도하고 있어 인텔은 AI 시장 개화의 수혜를 누리지 못했다.

PC와 일반 서버용 CPU 수요 역시 정체됐고, 인텔은 뒤늦게 AI 칩 '가우디'(Gaudi)를 출시했지만 시장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인텔은 전년 대비 매출이 3.9% 감소하면서 시장 점유율이 2021년 12% 대비 반토막 났다.

매출 1위는 전년 대비 63.9% 증가한 1257억 300만 달러 매출(점유율 15.8%)을 기록한 엔비디아다. 반도체 기업으로는 역사상 처음으로 매출 1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엔비디아는 AI 수요가 확산하기 시작한 2023년 처음 5위권(3위)에 진입했고, 이듬해 사상 첫 1위에 올랐다.

메모리 수혜…삼성전자 2년 연속 2위, 마이크론 7위→5위

삼성전자(005930)는 전년 대비 10.4% 증가한 725억 4400만 달러(점유율 9.1%)로 2년 연속 2위를 지켰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수요를 바탕으로 메모리 슈퍼 사이클이 도래한 2017~2018년과 팬데믹 특수로 메모리 수요가 폭증한 2021년 인텔을 제치고 반도체 매출 1위에 오른 바 있다.

5위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마찬가지로 메모리 수요 증가의 수혜를 입은 마이크론이 차지했다. 마이크론은 전년 대비 50.2% 증가한 414억 8700만 달러(점유율 5.2%)로 2024년 대비 순위가 두 계단 상승했다.

메모리 3사가 HBM, 서버용 D램 생산 확대에 나서면서 상대적으로 공급이 부족해진 PC, 스마트폰향 범용 D램의 가격이 나날이 폭등하고 있다.

퀄컴과 브로드컴은 전년 대비 매출이 각각 12.3%, 23.3% 증가했지만, 마이크론에 밀리면서 한 계단씩 내려앉아 6위, 7위에 자리했다. 이어 AMD, 애플, 미디어텍이 위치했다.

2025년 상위 10개 업체의 매출 점유율은 62.8%로 전년(58.8%) 대비 증가했다.

가트너는 AI 반도체가 오는 2029년까지 전체 반도체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AI 반도체를 선점한 기업들과 그렇지 못한 기업 간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가트너는 반도체를 직접 설계해 자기 브랜드로 파는 공급업체를 기준으로 순위를 매기기 때문에 순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는 이번 조사에서 제외됐다. TSMC가 최근 발표한 실적에 따르면 2025년 매출은 약 1170억 달러로, 엔비디아에 이은 전 세계 2위 규모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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