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금융감독원 지배구조 모범관행
13일 이데일리가 지난 연말 현 지주 회장을 최종 후보자로 추천한 신한·우리·BNK금융의 지배구조 내부규범과 공시를 분석한 결과, 실제로 금감원의 CEO 승계절차 관련한 모범관행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 부분들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신한·우리금융지주는 이번 CEO 승계절차 공시에서 단계별 위원들의 평가방식과 평가내용을 공시하지 않았다. BNK는 아직 CEO 승계절차를 공시도 하지 않은 가운데, 3곳의 금융지주 모두 지배구조 내부규범에 ‘단계별 평가 결과에 대한 기록·보관’에 대한 규정이 없다. 이는 금감원이 2023년 12월 발표한 “단계별 평가 결과에 관한 기록을 유지·관리하고 이를 내규에 명시해 공시하도록 한다”는 모범관행(원칙 14)에 어긋나는 부분이다. 금감원은 사외이사 등 평가위원들이 기명·무기명 투표를 했는지, 어떤 평가를 내렸는지 기록으로 보관하고 이에 관한 내규를 마련·공시하도록 했다.
차기 회장 후보군을 선정하기 위한 ‘최소 검토기간’은 지주마다 차이가 컸다. 일례로 신한금융은 회장후보자추천위원회 사전회의부터 CEO 추천까지 105일, 우리금융은 사전 간담회부터 최종 후보자 선정까지 66일이 걸려 한 달 이상의 차이가 났다. 신한금융은 1차 압축후보군(롱 리스트)을 선정 한 달의 시간을 두고 2차 후보군(숏 리스트)을 선정했고, 우리금융은 같은 절차를 2주 안에 진행했다. 모범관행에서 “면밀한 평가·검증을 위해 단계별로 충분한 시간을 두고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고 한 것과 배치되는 대목이라는 지적이다.
금감원이 ‘바람직하지 않은 관행’이라고 지적한 승계절차 관행도 반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금융은 지난달 4일 최종 후보군의 발표·심층면접을 실시한 당일 위원회가 최종 후보자 1인을 추천했다. 금감원이 모범관행을 통해 “숏리스트 후보 선정 후 1주일 후 면접, 면접 당일 최종후보 결정 등의 관행은 바람직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단계별 최소 검토기간을 두도록 한 것과 어긋나는 지점이다.
현재의 CEO 승계절차 공시 또한 주주들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어렵게 돼 있다. 회장의 약력, CEO 적격성 정도를 알 수 있지만 사외이사들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평가했는지, 왜 각 단계에서 다른 후보자들에 비해 높은 점수를 받았는지는 공시가 안 되기 때문이다. 신한·우리·BNK금융지주 모두 내규에 “주주총회 소집 통지시 CEO 추천 관련 공시사실과 공시확인 방법 등을 알린다”고 돼 있어 주주들이 총회 전 은행연합회 홈페이지를 확인하지 않는 한 CEO 관련 공시내용을 알기 어렵다. 주주들이 CEO 승계절차와 위원들의 평가방식, 내용에 이의를 제기하기 어렵게 돼 있는 것이다. 실제 이사회의 CEO 후보자 추천 후 주주총회 표결로 결과가 뒤집힌 것은 전례가 없다.
금융당국은 지배구조 선진화 TF에서 CEO 승계절차 관련 ‘단계별 최소 검토기간’ 문제를 끄집어내 다룰 예정이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단계별 최소 검토기간을 두는 것은 외부 후보자들에게 불리하지 않게 충분한 준비기간을 주고,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도 크다”며 “같은 2주일이라고 해도 이미 회사의 다양한 정보를 갖고 있는 내부 후보와 외부 후보가 체감하는 건 다르다. 그래서 롱리스트에서 숏리스트로 넘어갈 때 충분한 기간을 두도록 한 것이다”고 말했다.
이사회의 책임있는 평가·검증을 위해서라도 CEO 승계절차 공시 또한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위원회 이사들이 자신의 평가 내용과 근거를 공개하기 꺼리는 문화가 강하다”며 “하지만 이사회 책임성, 주주에 대한 정보 투명성 제고를 위해 평가방식과 내용 공시 또한 제도적·문화적으로 추진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