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메모리·파운드리 자국 내 공급망 강화…K반도체 '촉각'

경제

이데일리,

2026년 1월 13일, 오후 07:04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TSMC와 메모리 기업 마이크론이 미국 내 공장 증설에 나선다. 미국 정부 주도로 미국 내 반도체 공급망을 내재화하려는 시도가 가시화하면서 K반도체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TSCM·마이크론 미국 내 공장 증설 총공세

13일 업계에 따르면 TSMC는 미국 애리조나에 파운드리 공장을 최소 5개 더 짓기로 했다. 미국이 대만에 대한 상호관세를 기존 20%에서 15%로 낮춰주는 대신 미국 현지에 공장 투자를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미국과 대만 관세 협상안은 이르면 이달 중 나온다. 합의안에 따라 TSMC는 미국 내 설비 투자 규모를 당초 예정보다 두 배 늘린다. TSMC는 현재 애리조나에는 반도체 공장 1개를 지었고, 오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두 번째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추가로 4개 공장을 더 증설하기로 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TSMC가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수주 물량을 사실상 싹쓸이할 가능성이 더 커진다. 미국 정부의 자국 내 반도체 공급망 강화와 TSMC의 파운드리 시장 장악 의지가 맞물릴 수 있기 때문이다.

TSMC 애리조나 공장 (사진=TSMC)
마이크론 역시 오는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에 메가팹 기공식을 연다. 1000억달러(약 147조원) 규모의 프로젝트로, 4개의 공장을 만들고 AI 메모리 생산의 본거지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뉴욕주 역사상 최대 규모의 민간 투자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뉴욕 메가팹 착공은 마이크론과 미국에 있어 중대한 순간”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내 유일한 메모리 제조업체로서 입지를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마이크론은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와 함께 글로벌 메모리 3강으로 꼽히는 기업이다.

◇압도적 점유율 TSMC에 마이크론 약진까지

파운드리 2위인 삼성전자(005930)는 TSMC의 미국 증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와 점유율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는데, 앞으로 더 커질 수 있어서다. TSMC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시장 점유율이 71%로 압도적인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6.8%로 2위다.

경희권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통상 TSMC가 신규 공장을 1년에 1~2개 정도 짓는데, 6개 공장 착공에 들어갔다”며 “이번 건은 중장기적으로 공장을 짓겠다는 약속을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와 인텔 입장에서는 마음이 급해질 수 있다”며 “미국 내 공장을 지으면 최대 감세법인 OBBBA법에 따라 비용 구조가 획기적으로 개선된다”고 덧붙였다.

마이크론 뉴욕주 메가팹의 조감도. (사진=마이크론)
마이크론의 약진도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에는 큰 부담이다. 착공 이후 실제 생산 시기는 2030년으로 아직 4년여 남았지만, 메모리 3강 체제가 굳건한 상황에서 미국 내 제조 근거지를 마련한다는 점은 우려가 크다. 현재 메모리 시장에서 마이크론은 25%의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경 연구위원은 “마이크론의 단가구조가 미국에서 상당히 좋아지고 있다. 일본과 대만에도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마이크론의 약진이 K메모리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반도체 공장 건설까지는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삼성전자 역시 그 사이 미국 내 파운드리 공장 증설을 통해 빅테크 고객사 확보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최선단 2나노 공정에서 TSMC와 경쟁이 불가피하다”며 “본거지 미국 공략을 더 강화해야 할 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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