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석 쿠팡Inc. 의장.(사진=연합뉴스)
◇공정위, 김범석에 ‘정식자료’ 제출 요구
13일 관가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김범석 의장과 쿠팡 측에 각각 동일인 및 주요 친족과 관련한 계열회사 지분 보유 현황, 임원 재직 여부, 최상단 회사 현황 등이 포함된 동일인 지정 관련 ‘정식 자료’의 제출을 공식 요청했다. 아울러 소관 국인 기업집단국은 이날 현장조사까지 나가 관련 자료를 확보하는 등 김 의장의 총수 지정 의지를 내비쳤다.
통상 동일인 변경 필요성이 없을 경우에는 ‘동일인 변경 필요성 없음’ 확인서 등 약식 자료만 요구하지만, 이번에는 동일인 변경 가능성을 염두에 둔 정식 절차가 진행되면서 동일인 변경 시 추가로 공시·규제 대상이 되는 친족 및 소속회사 현황까지 제출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 관계자는 “동일인 판단에 필요한 자료들을 요청한 상태”라며 “이후 제출된 자료를 토대로 법과 기준에 따라 (쿠팡에서 김 의장으로 동일인 변경 여부를)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매년 5월 대규모기업집단과 동일인을 확정·발표하는데, 이번 자료 제출 요청은 이에 앞서 동일인 지정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사실관계 수집과 검증 절차의 일환이다.
특히 제출 자료의 정확성도 이번 심사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공정거래법은 동일인 지정과 관련해 제출해야 할 자료를 허위로 제출하거나 중요한 사항을 누락할 경우, 공정위가 수사기관에 고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실제 공정위는 지난해 동일인 지정 자료 제출 과정에서 친족 현황 일부를 누락한 쿠팡과 김 의장에 대해 ‘경고’ 조치를 내린 바 있다. 당시에는 고의성과 위반 정도 등을 고려해 고발까지는 이르지 않았지만, 유사한 위반이 반복되거나 허위 제출의 중대성이 확인될 경우 이번에는 검찰 고발까지 검토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유석 부사장 경영참여 여부 관건
이번 심사의 관건은 김 의장의 친동생인 김유석 씨를 둘러싼 이슈다. 공정위는 그동안 김 의장이 쿠팡의 창업자이자 실질적 지배자임에도 불구하고, 친족의 경영 참여가 없다는 점 등을 근거로 법인인 쿠팡을 동일인으로 지정해 왔다.
그러나 김유석 씨가 쿠팡 한국법인 부사장으로 재직하며 수행한 역할과 경영 관여 정도가 구체적으로 확인될 경우, 자연인인 김 의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판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김 씨는 최근 4년간 쿠팡 한국법인에서 부사장 직함을 달고 약 140억원의 보수를 수령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친족의 실질적 경영 참여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공정위의 시행령상 예외 요건에 따르면 동일인을 법인으로 지정하기 위해서는 친족이 임원으로 재직하거나 경영에 참여하지 않아야 한다. 이와 관련해 고액 보수 지급이 해당 요건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행령에 따른 예외 요건은 △자연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할 경우와 비교해 국내 계열사 범위에 차이가 없을 것 △기업집단을 지배하는 자연인과 그 친족이 계열사에 출자하지 않을 것 △친족이 임원으로 재직하거나 경영에 참여하지 않을 것 △자금 대차나 채무보증 관계가 없을 것 등이다.
앞서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30일 국회 ‘쿠팡 청문회’에서 “고액 연봉을 받는 인사를 실질적 임원으로 판단한 판례도 있다”며 “형식적으로 임원이 아니더라도 특수관계인으로 볼 수 있다면 동일인 지정이 가능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과거에는 (김 의장의 친족이) 경영에 직접 참여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예외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봤다”면서도 “현재 제기된 사안들을 종합해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공정위는 다음 달 말까지 관련 자료를 제출받은 뒤, 3~4월 사실관계 검증과 내부 검토를 거쳐 5월 대규모기업집단 및 동일인 지정 결과를 최종 발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