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청 교섭창구 단일화, 노란봉투법 취지에 어긋나"

경제

이데일리,

2026년 1월 14일, 오전 05:06

박귀천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사진=이화여대)
[박귀천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정부가 오는 3월 시행되는 개정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 시행령 개정안을 손질해 이르면 이번 주 다시 입법예고에 나설 예정이나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교섭창구단일화제도’는 그대로 유지할 전망이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말 입법예고한 시행령안에 따르면 하청노조가 원청사용자에 대해 교섭을 요구할 경우 교섭을 요구한 하청노조와 원청사업에 조직된 노조 등 하청노조들이 모두 교섭창구단일화 절차를 거쳐 교섭대표노조를 결정해야 한다.

원청사업과 하청사업 전체를 하나의 사업단위로 보는 것을 전제로 현행 노조법상 교섭창구단일화 절차를 원하청 교섭에도 적용하는 것이지만, 노란봉투법 취지에 어긋날 수 있고 법리적 해석으로 볼 때도 의문이 든다.

근본적인 문제는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가 지속적인 위헌성 논란이 있을 정도로 ‘노동3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위축시키거나 침해할 위험이 크다는 점이다. 시행령안처럼 운영하게 되면 법이 개정되기 전보다 교섭 절차가 훨씬 복잡해지며 현장의 혼란이 이어질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하청노조는 원청노조에 비해 조합원 수가 적고 교섭력도 약하다. 기업별 노조를 전제로 설계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원·하청 교섭에까지 적용하는 것은 법리적으로나 현실적으로나 맞지 않는다. 어쨌든 제도가 추진되는 한, 가급적 헌법상 노동기본권을 제한하거나 위축하지 않는 방향으로 운영해야 한다.

이에 따라 노조법 시행령은 현행 노조법상의 교섭창구단일화제도가 노란봉투법상 원청사용자와 하청노조 간의 단체교섭에 대해서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시해야 한다. 혹은 노조 조합원들이 직접 고용된 사업, 다시 말해 하청사업 내 복수노조만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치면 된다는 점을 명시하는 방안으로 개정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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