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1000억원대 사기 혐의를 받는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위해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 회장 등은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하락을 예상하고도 대규모 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하고, 이후 기습적으로 기업회생을 신청해 채권자들에게 손실을 끼친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발행된 채권 규모는 1164억원으로 추정된다.
그간 김 회장 등의 구속 여부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이들이 구속됐을 경우엔 홈플러스 핵심 의사결정권자의 공백이 발생하면서 회생계획 보완, 채권단·투자자 협상 등에서 일정 부분 지연이 불가피할 수 밖에 없었다. 특히 홈플러스에 시급한 3000억원 규모의 회생기업 대출(DIP) 과정에서도 최종 책임자 보증이 중요하다.
이번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홈플러스는 최악을 면하게 됐다. 대주주인 MBK와 홈플러스 경영진들이 직접 회생안을 보완하거나 채권단을 설득하는 등 움직임을 이어갈 수 있다. 시급한 DIP 대출은 물론 잠재적인 M&A 인수 후보자들과의 협상 과정에서도 명확한 ‘주체’가 있는 것이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다만 유통업계에선 홈플러스의 회생안 추진이 여전히 가시밭길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홈플러스 점포들을 보면 매대에 자체브랜드(PB) 상품이 가득하고 일반 브랜드 제품들은 보기 힘들 정도로 납품업체들의 이탈이 심하다. 이탈하지 않은 납품업체들도 공급 물량을 현저히 줄이고 있는 상태다. 직원 급여도 한 때 밀리는 등 자금난이 심해져 점포 매각이 잇따르고 있다. 때문에 현재 홈플러스 입장에서 가장 시급한 건 운영자금으로 쓸 DIP 대출이지만, 아직까지 구체화된 것이 없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홈플러스가 3000억원 규모 DIP 대출의 구체적인 자금 확보 방안을 공개했는데,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와 산업은행이 움직여야 가능한 일”이라며 “MBK가 1000억원, 메리츠와 산업은행이 각각 1000억원씩 대출에 참여하는 것이 골자인데 아직 움직임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M&A 추진도 힘에 부칠 것으로 예상된다. 자금난에 지속적으로 마트 점포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홈플러스에 대한 매물 가치가 점차 떨어질 수밖에 없어서다. 핵심은 돈이 되는 기업형 슈퍼마켓(SSM)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분리 매각인데, 과거 일부 유통 대기업 측에서 관심을 한 차례 보였지만 결과적으로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SSM은 최근 퀵커머스(1시간내 배송) 강화 차원에서 유통업계의 관심사인 만큼 홈플러스의 유일한 ‘동아줄’이다.
업계 관계자는 “김 회장의 구속 기각은 홈플러스 입장에선 회생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는 측면에서 일부 긍정적”이라면서도 “자금난에 허덕이는 홈플러스의 급박한 상황과 달리, MBK가 이끄는 전반적인 자금조달 상황의 불확실성이 커 쉽지 않은 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