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약하고 2주 만에 계약 파기"…집주인의 변심

경제

이데일리,

2026년 1월 14일, 오후 07:10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A씨는 서울 강서구 아파트 매매 가계약과 약정을 체결했다가 2주 만에 계약 파기를 당했다. 해당 아파트를 팔려고 내놓은 집주인의 계약 파기를 선언했다. 관련 거래를 중개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집주인이 별의별 꼬투리를 잡아 계약을 철회했다”며 “강서구가 많이 오르면서 지금 팔기는 아깝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에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가 적용된 이후 지자체 허가 전에 맺었던 아파트 매매 가계약이 파기되는 사례가 왕왕 등장하고 있다.

(그래픽=김정훈 기자)
1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등 토허제가 적용되는 지역에서 아파트 매매 계약을 할 경우에는 매도인과 매수인이 가계약 및 매매약정을 맺고 2~3주 뒤 지자체에서 매매 허가 명령을 받은 후 본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그런데 허가가 떨어지기 이전의 가계약 상태에선 계약서에 ‘계약 취소시 계약금을 두 배로 주는 배액배상을 한다’는 등의 문구를 넣더라도 법적으로 배상 책임이 없다. 그러다보니 가계약을 한 후 허가가 떨어지기 전에 매도인이 계약금을 돌려주고 계약 취소를 선언하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자체의 허가가 떨어지기 전 매도인과 매수인의 가계약은 ‘무효’로 보기 때문이다. 지자체 허가를 받으면 소급해 해당 계약이 ‘유효’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가계약 상태에서 계약을 취소하더라도 매도인 입장에서 별 불이익이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부동산 커뮤니티에선 가계약 상태에서 계약이 파기됐다며 법률적으로 매도인의 배액배상 책임이 없더라도 계약금을 두 배로 돌려받은 사연이나 집주인의 계약 취소 통보 사례 등이 다수 게시돼 있다.

매도인의 일방적인 계약 파기는 10.15 대책으로 꽁꽁 얼어붙었던 매매 심리가 서서히 풀리면서 매수 수요가 증가하고 가격이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형성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시의 매수우위지수는 1월 첫째 주 86.1로 10.15대책이 나오기 직전인 10월 셋째 주(95.5) 이후 가장 높았다. 매수우위지수가 100보다 크면 부동산 시장에 매수자가 많다는 것을 의미하고 100미만은 반대의 의미다. 다만 매수우위지수가 2003년 7월 집계된 이후 장기평균이 54.9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의 매수우위지수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10.15 대책 이후로도 꾸준히 서울 아파트 가격이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는 1월 첫째 주 107.81로 10월 셋째 주(105.03) 대비 2.6% 상승했다. 송파구는 5.2%, 성동구는 5.0% 올랐다. 용산구, 양천구, 동작구, 강동구도 4% 상승했다. 조급해진 마음에 매수인은 마음이 바빠진 반면 매도인들은 현재 가격에 팔기는 아깝다며 다시 매물을 거둬들이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12월 9일부터 16일까지 전국 도시 2268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주택가격전망 심리(CSI)는 121로 10월(122)과 유사한 수준으로 올라갔다.

중개업소 관계자는 “서울 외곽의 경우 한 두 달 사이에 계약 파기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매매 약정을 맺을 때 계약금을 최대한 높이고 파기하지 말라고 당부하지만 별 의미가 없다”며 “2월 설 명절을 넘어가면서 집을 팔려고 내놨던 집주인들이 (가격 상승 기대를) 피부로 느끼면서 막무가내식으로 계약을 깨는 사례들이 더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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