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004020)이 건설경기 침체와 각국의 보호무역 강화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재무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실적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대미 투자 확대 등으로 차입금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건전성 둔화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이같은 불확실성이 현대제철의 조달 비용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제철 충남 당진 제철소 전경.(사진=현대제철)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오는 15일 2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다. 만기별로는 2년물 500억원, 3년물 1500억원, 5년물 500억원 등이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5000억원까지 증액 발행할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희망 금리 밴드로 개별 민평 금리에 ±30bp(1bp=0.01%)를 가산한 수준을 제시한 상태다.
현대제철은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철강업 전반이 침체된 상황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 현대제철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총 차입금은 10조316억원으로 전년 동말 10조4493억원 대비 4% 감소했다. 차입금의존도도 30%를 기록해 적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순차입금도 8조2900억원에서 7조9038억원으로 4.9% 줄었다.
다만 국내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봉형강부문 실적 둔화와 주력인 냉연부문의 관세 위험 노출 등으로 수익성 측면에서 불확실성이 큰 상태다. 실제 현대제철은 현금창출력 지표인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크게 줄며 수익성이 전반적으로 둔화하는 모양새다.
현대제철의 지난해 3분기 누계기준 EBITDA는 1조4429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4175억원 대비 1.8% 늘었다. 반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760억원, 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3%, 95.4% 줄었다.
시장에서는 현대제철의 수익성 개선이 지연될 경우 향후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수익성 둔화가 신용등급에 부정적으로 작용해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이는 조달 여건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 신용평가사들이 현대제철의 주요 신용평가 지표 상당수를 현재 신용등급보다 낮은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전망에 힘을 싣는다. 현재 한국기업평가(034950)(한기평)와 한국신용평가(한신평), NICE신용평가(나신평)는 현대제철의 무보증 회사채 신용등급을 ‘AA(안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기평은 철강업 신용평가방법론에 따라 현대제철의 △EBITDA 마진 △순차입금/EBITDA △차입금의존도 △EBITDA/금융비용을 A급으로 평가하고 있다. 다만 이 가운데 순차입금/EBITDA는 신용평가 과정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지표로, 향후 재무 부담을 가늠하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한신평 역시 △EBITDA 마진 △EBITDA/이자비용 △재무융통성을 A급으로 평가하고 있으나, 평균영업자산 대비 영업이익과 순차입금/EBITDA는 두 단계 낮은 BBB급으로 평가하고 있다. 해당 지표들이 신용등급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반적인 재무 부담이 여전히 크다는 평가다.
이는 미국 제철소 투자 등 대규모 외부 자금 조달 수요를 안고 있는 현대제철 입장에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현대제철은 현대자동차 미국법인과 기아 미국법인, 포스코와 함께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전기로 제철소를 건설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현대제철은 외부 차입을 통해 총 14억6000만 달러(약 2조1548억원)를 출자할 예정이다.
김현준 한신평 애널리스트는 “철강시장의 수급불균형이 심화된 가운데 하반기부터 미국발 관세위험이 표면화되면서 당분간 현대제철의 실적 개선여력은 크지 않아 보인다”며 “단기적으로 수익성이 제약된 여건에서 미국 전기로 제철소 지분투자가 본격화됨에 따라, 자금부담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