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총재는 15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제기된 ‘통화량 증가 → 환율 상승’ 주장에 대해 “한은이 돈을 많이 풀어서 환율이 올랐다는 말이 많은데,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단언했다. 이 총재는 해당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다소 격앙된 표정을 보이기도 하며, 최근 불거진 ‘한은 책임론’에 대한 억울한 심경을 숨기지 않았다.
이 같은 발언의 배경에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된 ‘통화량 책임론’이 있다. 앞서 지난해 9월 광의통화(M2)는 전년 동월 대비 8.5% 증가한 4430조 5000억원을 기록했고, 10월에도 증가율이 8.7%에 달했다. 이를 두고 일부 유튜브 채널 등을 중심으로 ‘늘어난 M2가 고환율의 원인일 수 있다’는 주장이 퍼지기 시작했다.
이 총재는 “제가 총재로 취임한 이후 3년간 가장 많이 신경 쓴 것은 가계부채를 줄여 금융안정을 지키는 일이었다”며 “그 결과 M2 증가율과 수준은 이전과 같은 증가 추세를 멈췄고, 제 임기 중 통화량이 과도하게 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89.3%로, 직전 2분기 말 89.7% 대비 0.4%포인트(p) 하락했다.
최근 제기된 ‘국내총생산(GDP) 대비 M2 비율이 미국보다 두 배 높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강하게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국가별 금융 구조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GDP 대비 M2 비율만으로 유동성이 많다고 판단하는 것은 들어보지도 못한 이론”이라며 “데이터와 맞지 않는 주장에 어떻게 답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M2와 환율, 상관관계 찾기 어렵다”
사진=한국은행
실제 지난해 11월 M2는 전월 대비 1조 9000억원 감소한 4057조 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월 11조원 감소한 이후 꾸준히 증가세를 이어오다 8개월 만에 감소로 전환한 것이다.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도 4.8%로 전월(5.2%)보다 낮아졌다.
박 부총재보는 “M2 증가율은 떨어지고 있는데 환율은 오히려 상승하고 있다”며 “코로나 이후 환율과 M2 사이에서 뚜렷한 상관관계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주요국과의 비교에 대해서도 금융 시스템 차이를 강조했다. 박 부총재보는 “한국, 일본, 중국처럼 은행 중심 금융 구조를 가진 국가는 GDP 대비 M2 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며 “자본시장 중심인 미국은 은행업 비중이 20%대에 그쳐 M2 비율이 낮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구조적 차이를 외면한 채 최근 환율 상승의 원인으로 통화량을 지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아울러 한은의 통화정책 운영 방식도 재차 설명했다. 박 부총재보는 “한은은 유동성 목표가 아니라 기준금리를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고 있다”며 “콜금리가 기준금리를 벗어나지 않도록 통화 공급과 흡수를 동시에 조절하는 구조상, 특정 방향으로 유동성을 일방적으로 풀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간담회 말미에 “해외 주요 기관들은 환율이 1400원대 초반으로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는데, 유독 국내에서만 한은이 유동성을 풀어 환율이 오른다는 주장이 나온다”며 “이는 분명 사실에 어긋난다”고 재차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