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 "환율 대책 안 먹히면…거시건정성 조치 고민"(종합)

경제

이데일리,

2026년 1월 15일, 오후 04:26

[세종=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외환당국이 고환율이 지속되는 상황에 대해 원화 약세 기대를 완화하고 과도한 시장 쏠림이 없도록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당국은 해외증권 투자자 등에 대한 세제혜택이나 국민연금 ‘뉴 프레임 워크’ 등 연말·연초에 발표한 외환시장 안정화 대책의 효과가 없을 경우 거시건전성 차원의 조치를 시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지영 재경부 국제경제관리관.(사진=연합뉴스)
◇“펀더멘털-환율 괴리 커”

최지영 재정경제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는 15일 정부세종청사 재경부 기자실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최 차관보는 현재 국내 외환시장에 대해 달러 과수요가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간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의 구두개입성 발언으로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이 1461.2원에 최종 호가되는 원·달러 환율 방향성이 하락 쪽으로 설정됐지만, 개장 직후 환율이 재차 1470원대까지 치솟은 배경을 설명한 것이다.

앞서 베선트 장관은 14일(현지시간)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미 재무부 성명을 통해 “최근 원화 약세는 한국의 강한 경제 펀더멘털과 맞지 않는다”며 “외환시장의 과도한 변동성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최 차관보는 “개장하자마자 증권사와 해외투자를 중심으로 많은 달러 매수 수요가 발생했다”며 “역외 외국인 투자자들은 우리나라 펀더멘털과 환율 수진이 괴리돼 있다는 베선트 장관의 평가에 공감했지만, 내국인들의 환율에 대한 인식은 저가매수 기회로 보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환율이 오름세를 보이니 역외에서 원화를 매도하던 외국인들 조차도 다시 달러를 매입하는 쪽으로 행태가 변경되고 있다”며 “국내 수요가 역외 거래를 끌고 가는 양상”이라고 부연했다.

최 차관보 역시 우리나라 경제 펀더멘털의 견고함을 강조했다. 그는 “성장률 측면에서 한국은 잠재성장률 수준인 2%대에 근접하며 견고해지고 있는데, 원화 가치만 절화되는 것은 맞지 않다”며 “올해 경상수지 흑자가 1350억달러로 예상되고, 외국인의 채권 순매수가 지속되는 등 거시경제 지표와 현재 원화 약세 사이 명백한 괴리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경제 여건이 견조한 만큼 한미 통화스와프를 고려할 시기가 아니라고 짚었다. 최 차관보는 “미국은 통화스와프를 외환위기 상황에서 체결하는 것으로 인식한다”며 “현재 한국은 환율은 올랐지만 달러 공급이 충분하고, 스와프 시장에서도 달러가 넘쳐난다. 이런 상황에서 양자 스와프를 체결할 명분이 없다”고 설명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사진=AFP)
◇환율 대책 약발 없을 시 ‘특단’

최 차관보는 정부가 발표했던 환율 안정화 대책들이 아직 준비단계에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앞서 정부와 외환당국은 △선물환 포지션제도의 합리적 조정 △외화유동성 스트레스테스트 부담 경감 △거주자에 대한 원화용도 외화대출 허용 확대 등 방안을 발표했다. 또 국민연금 ‘뉴프레임워크’ 논의와 국내증권시장으로 복귀하는 해외증시 투자자들에 대한 세제혜택 등도 예고했다.

이같은 정책들이 실제로 실행됐을 때도 외환시장 수급 불균형이 지속된다면, 특단의 대책을 고민할 수 있다고 최 차관보는 강조했다. 그는 “베선트 장관이 한국의 펀더멘털에 비춰 현재 원화 수준이 적절하지 않다고 평가한 것은 거시경제 상황에 비해 환율이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거시경제가 안정적인 상태로부터 이탈해 있다는 것이고, 이를 회복하기 위해선 거시건전성 차원의 조치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예를 들어, 과거 원화 강세가 심했을 때 시행한 ‘거시건전성 세트’(은행 외화부채 부담금, 선물환 포지션 한도 부여 등)가 대표적”이라며 “현재는 상황이 변했지만, 그와 같은 차원에서 현시국에 적합한 조치를 구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일각에선 자본통제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자본이동관리정책’이 될 수 있다”며 “금융기관이 타깃이 될 것이고, 결과적으로 개인의 거래 행태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를테면 금융기관을 통해 환전 수수료를 높이는 정책이 나올 수도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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