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정부 선 그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이전 논란 끝내야"

경제

뉴스1,

2026년 1월 15일, 오후 05:19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감도.(용인시 제공) 2025.12.22/뉴스1 © News1 김평석 기자


법원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 승인 처분을 둘러싼 소송을 기각하며 사업의 법적 정당성에 힘을 실었다. 정부 역시 최근 "타지역 이전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용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의지를 다시 한번 공개적으로 확인했다. 사법부 판단과 행정부 입장이 동시에 정리된 셈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최근 반복돼 온 '이전 논란'이 더 이상 거론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기업이 직접 선택한 입지를 정치적 이슈로 흔드는 것은 투자 지연과 산업 경쟁력 저하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법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적법"…정부 "호남 이전 검토 안 해"

서울행정법원은 15일 환경단체 기후솔루션 등이 "용인 첨단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 계획 승인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국토교통부 장관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기후변화영향평가가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더라도, 승인 자체를 위법으로 볼 정도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국토교통부 장관의 재량권 일탈·남용 주장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사법부가 사업 추진의 법적 근거를 재확인한 셈이다.

앞서 정부도 사업 추진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전력·용수 등 핵심 인프라 공급 협약이 상당 부분 진척됐다고 밝히며 클러스터 조성 방침을 재확인했다. 청와대 역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호남 이전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법원 판단과 정부 메시지가 같은 방향을 가리키는 상황에서, 이전론은 힘을 잃을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권에서도 같은 목소리가 나온다.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새만금 등 타지역 이전을 검토한 바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히며 "이전 문제는 기업이 판단할 사안"이라고 못 박았다.

이어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은 기업의 선택을 존중하고 뒷받침하는 것이지, 선거를 앞두고 불확실성을 키우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9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공사현장에서 분주하게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공동취재) 2026.1.9/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AI 수요 확산 속 속도전 중요…지금 이전 논쟁할 때 아냐"

업계의 시선은 더욱 냉정하다. 인공지능(AI) 확산과 함께 반도체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퉈 생산능력(캐파)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다. 이미 착공에 들어간 사업을 다시 원점으로 돌려 입지를 논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감당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실제로 용인 클러스터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수백조 원대 투자를 계획하고 있고, 일부 공정은 이미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는 타이밍 산업"이라며 "입지 논란이 길어질수록 투자 결정과 실행이 늦어지고, 그 사이 경쟁국은 격차를 좁힌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원 판단과 정부 입장이 정리된 만큼, 이제는 이전 이야기가 더 이상 나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전력·용수 등 인프라 문제는 풀어야 할 과제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입지를 다시 흔드는 방식이 해법이 될 수는 없다"며 "기업이 선택한 용인을 전제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관건은 실행력이다. 법적 리스크와 정책 방향이 정리된 상황에서 남은 과제는 정부가 약속한 전력·용수·행정 지원을 계획대로 이행하는 일이다. 이전 논란을 반복하며 시간을 허비할수록 부담은 고스란히 산업과 국가 경쟁력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새해부터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제는 논쟁을 접고, 정해진 선택을 성공으로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khan@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