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영 차관보 "금융기관 대상 거시건전성 제도 도입 검토"[일문일답]

경제

이데일리,

2026년 1월 15일, 오후 05:22

[세종=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최지영 재정경제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는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거시건전성 차원의 새로운 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최지영 재경부 국제경제관리관.(사진=연합뉴스)


최 차관보는 이날 정부세종청사 재경부 기자실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고환율이 계속되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특단의 대책을 펼칠 수 있다는 의미다.

우리나라 경제 펀더멘탈과 원·달러 환율 사이 괴리가 크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최 차관보는 “성장률 측면에서 한국은 잠재성장률 수준인 2%대에 근접하며 견고해지고 있는데, 원화 가치만 절화되는 것은 맞지 않다”며 “올해 경상수지 흑자가 1350억달러로 예상되고, 외국인의 채권 순매수가 지속되는 등 거시경제 지표와 현재 원화 약세 사이 명백한 괴리가 존재한다”고 짚었다.

최 차관보는 연말·연초 정부와 외환당국이 발표한 환율 안정화 대책의 효과가 없다면, 거시건전성 차원의 조치 같은 대책을 추가로 실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부와 외환당국은 △선물환 포지션제도의 합리적 조정 △외화유동성 스트레스테스트 부담 경감 △거주자에 대한 원화용도 외화대출 허용 확대 등 방안을 발표했다. 또 국민연금 ‘뉴프레임워크’ 논의와 국내증권시장으로 복귀하는 해외증시 투자자들에 대한 세제혜택 등도 예고했다.

다음은 최 차관보와의 일문일답이다.

-거시건전성 차원의 조치를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최 차관보) 통상적인 거시건전성 조치는 외환 부문의 이슈이자 자본 흐름의 영역이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에서도 충분히 논의됐으며, 이론적·정책적 측면에서 조치의 정당성에는 이견이 없다. 일각에서는 자본 통제로 부르기도 하지만, 정확히는 자본이동관리정책(CFM)이다. 현재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거시건전성 차원의 새로운 제도 도입을 검토 중이다. 확정된 것은 아니나 내부적으로 깊이 고민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과거 원화 강세가 심했을 때 은행에 외화부채 부담금을 부과하거나, 선물환포지션 한도를 부여해 거시건전성 조치를 한 바 있다. 현재는 상황이 변했지만, 그와 같은 차원에서 현 시국에 적합한 조치들을 구상하고 있다.

-과거 건전성 조치는 은행 대상이었으나 오늘 진단에서는 개인의 과수요를 지적했다. 개인에 대한 직접적인 조치도 검토하나.

△(최 차관보)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조치를 통해 개인의 행동 변화를 유도할 수는 있다. 개인을 직접 규제하는 것은 현재 강한 옵션으로 고려하고 있지 않으나, 모든 가능성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 거시건전성 제도의 정책적 접근에에 있어서는 금융기관이 우선적인 대상이다

-개인에 대한 규제 검토가 환전 수수료 인상 등 불편을 가중하는 방식인가.

△(최 차관보) 개인에 대해 직접적인 조치를 하겠다는 뜻은 아니다. 중소·중견기업과 개인의 외화 수요가 견조하다는 점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다. 거시건전성 조치는 기본적으로 금융기관을 타깃으로 하며, 이를 통해 결과적으로 개인 거래 행태의 변화를 유도하는 구조다.

-거시건전성 조치 관련해 지금은 과거와 상황이 다르다. 어떤 형태의 대책이 나올 수 있는 것인가.

△(최 차관보) 예를 들면 증권사 등을 상대로 외환거래 위험성을 줄이는 방향으로 제도를 만드는 형태가 있다. 그런 부분에 대해 고려한다.

-환율 안정화 대책, 정책 발표한 선반영 효과는 없는가.

△(최 차관보) 정책들이 아직 시작이 안 됐다. 물론 발표 효과가 있어서 영향은 있다. 이 제도들이 실행이 되면 좀 더 영향이 있지 않을까 한다. 대신 제도가 실행됐는데도 큰 효과가 없다는 전제조건 아래 거시경제 건정성 차원에서 제도적인 접근을 할 수 있다.

-국민연금의 환헤지 확대 논의도 포함되었나.

△(최 차관보) ‘뉴프레임 워크’에 포괄적으로 포함돼 있다. 국민연금의 규모가 비대해지는 만큼 해외 투자 시 환위험 관리를 어떻게 최적화할지에 대해 논의 중이다. 환헤지 비율을 단순히 높인다기보다, 환위험 관리 역량을 지금보다 강화한다는 방향으로 이해해 달라.

-환율 논의가 나온 것이 사전에 준비된 것인가, 아니면 현장에서 갑작스럽게 이루어진 것인가.

△(최 차관보) 미 재무부와 실무선에서 지속적으로 의견을 교환해 왔다. 12일 핵심광물 관련 G7+ 회의가 좋은 소통 플랫폼이 될 것이라는 인식을 같이했다. 사전에 실무자들이 회의 성격과 방향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으며, 베선트 장관과의 양자 면담에서 환율 문제가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는 점도 상호 이해가 있었다. 발표 형식 역시 최종적으로 베선트 장관이 직접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표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언급한 후속 조치와 거시건전성 조치는 원래 계획된 것인가, 아니면 베선트 장관의 구두 개입 이후 환율이 급등하자 마련한 긴급 대응책인가.

△(최 차관보) 그간 외환 당국이 시장과 소통하는 데 제한적인 측면이 있었다. 현재 시장 상황을 진단할 때 원인에 대한 명확한 근거와 접근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제도적 측면에서는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야 정책 효과가 크고 부작용이 적기 때문이다. 내부적으로는 작년 3분기부터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 대비해 여러 제도를 검토해 왔으며, 오늘 브리핑 기회를 통해 그간의 고민을 말한 것이다. 특히 한국 경제의 견고한 펀더멘털에 비해 현재의 환율 수준이 적정하지 않다는 것이 객관적인 평가라는 점을 이번 기회에 명확히 밝히고자 한다.

-사전 논의가 있었다고 해도 구두 개입 과정에서 우리 정부의 공식 요청이 있었나.

△(최 차관보) ‘구두 개입을 요청했다’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 한국 외환시장 상황에 대해 미 재무부 고위급 실무진과 계속 교감해 왔고, 한미 공동 메시지가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다만 메시지의 수위나 베선트 장관 SNS 게시라는 형태는 전적으로 베선트 장관의 의중과 결정이었다.

.-개인들이 달러를 매수하는 배경에는 대미 투자(연간 200억 달러) 등에 따른 환율 상승 기대감이 크다. 통화스와프가 여전히 유효한 카드인가.

△(최 차관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SNS 등을 통해 ‘한국이 3,500억 달러를 투자한다’는 식의 소식이 전해진 이후 시장에 과도한 믿음이 형성된 측면이 있다. 하지만 200억 달러 투자는 단계에 따라 천천히 진행되며, 외환시장 상황을 충분히 고려한다는 원칙이 재확인됐다. 미 재무장관이 언급한 ‘원활한 이행(Smoothly implementation)’은 무질서한 변동성이 발생할 경우 투자 시기와 물량을 조정할 수 있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통화스와프의 경우, 미국은 외환 위기 상황에서 체결하는 것으로 인식한다. 현재 한국은 환율은 올랐으나 달러 공급은 충분하며 스와프 시장에서도 달러가 넘쳐난다. 이런 상황에서 양자 스와프를 체결할 명분이 없다. 현재 환율 수준이 높다고 해서 외환위기급 불안을 야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우리의 순대외금융자산은 1조 달러를 넘으며 현물과 외화자금 시장 모두 달러 공급은 충분하다.

-대미 투자가 원화 약세 지속 시 변동될 가능성도 논의되었나.

△(최 차관보) 현재는 대미투자법이 국회 통과를 기다리는 단계로, 구체적인 투자 금액을 늘리거나 줄일 단계가 아니다. 다만 조인트 팩트시트에서 밝혔듯,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질 경우 대미 투자의 원활한 이행에 제한이 있을 수 있다는 우리 측 의견을 미 재무부에 충분히 전달했다.

-베센트 장관이 언급한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은 어떤 지표에 근거한 것인가.

△(최 차관보) 여러 요인이 있다. 성장률 측면에서 한국은 잠재성장률 수준인 2%대에 근접하며 견고해지고 있는 반면, 원화 가치만 절하되는 것은 맞지 않다. 내외 금리차 역시 미국은 인하하고 우리는 동결하며 격차가 줄고 있다. 또한 올해 경상수지 흑자가 1350억 달러로 예상되고, 외국인의 채권 순매수가 지속되는 등 거시경제 지표와 현재의 원화 약세 사이에 명백한 괴리가 존재한다.

-미 재무부 장관이 원화 시장을 언급한 것이 역대 최초인가.

△(최 차관보) 과거 한미일 재무장관 공동보도문에서 원화와 엔화의 절하를 언급한 적은 있으나, 미 재무장관이 개인적 채널을 통해 한국 환율을 단독으로 언급한 것은 내 기억으로는 처음이다.

-펀더멘털과 환율을 연결하면 환율이 실물경제를 흔든다고 볼 수 있나.

△(최 차관보) 어떤 기대가 한 방향으로 계속 갔을 때 그게 진짜 일어나고, 그걸 보면서 많은 사람의 기대가 강화되고 환산된다. 환율이라는 변수는 소득재분배를 아무것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한다. 환율은 행위에 참여하지 않은 많은 사람에게 부지불식간에 부의 재분배가 이뤄진다. 이런 면에서 지금 벌어지는 자기실현적인 현상이 과연 바람직한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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