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속 신동빈의 ‘해법’은…“익숙함과 결별해야 혁신"

경제

이데일리,

2026년 1월 15일, 오후 06:42

[이데일리 김지우 김정유 기자] “익숙함과 결별하지 않고 변화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신동빈(사진) 롯데그룹 회장이 올해 ‘질적 성장 중심’의 경영방침 대전환을 선언했다. 외형 성장이 아닌 수익성 강화와 효율적 투자에 집중하고, 이미 진행된 투자건이라도 지속적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방침을 강조했다. 최근 악회된 대외환경 속 신 회장의 경영전략 전환이 혁신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롯데지주
15일 오후 서울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2026년 상반기 VCM(옛 사장단 회의)’은 위기감이 고조된 상황에서 열렸다. 현장에서 만난 정현석 롯데백화점 대표, 이영준 롯데케미칼 대표 등은 취재진의 질문에도 묵묵부답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원택 롯데GRS 대표 정도만이 “푸드테크를 강화할 계획”이라는 짧은 답변을 했다. 롯데 계열사 대표들이 이처럼 조심스럽게 VCM에 들어간 건 현재 그룹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아서다.

실제 이날 오후 2시부터 시작한 VCM에서 신 회장은 최근 둔화된 그룹 성장세와 사업 포트폴리오 불균형에 대해 우려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신 회장은 “올해 경영 환경도 우호적이지 않을 것”이라며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그룹이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사업 경쟁력 강화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의에선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사업군별 전략 리밸런싱 논의가 이뤄졌다. 사업별 선결과제로는 식품은 핵심 브랜드 가치 제고, 유통은 상권 맞춤별 점포 전략을 통한 고객 만족 극대화, 화학은 정부 정책에 맞춘 신속한 구조조정 및 스페셜티 중심의 포트폴리오 고도화 등이 제시됐다. 또 최근 잇단 대규모 정보 보안·안전 사고 등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리스크 관리 체계 구축에 대한 방안도 논의됐다.

신 회장은 올해 중점 실행할 경영 방침으로 △수익성 기반 경영으로의 전환 △신속하고 능동적인 의사결정 △오만함에 대한 경계 및 업의 본질 집중 등을 제시했다. 특히 외형이 아닌 질적 성장을 위해, 수익성 중심 경영으로 전환할 것을 사장단에 거듭 주문했다.

신 회장은 “기존 매출 중심의 외형 성장이 아닌 수익성 강화와 효율적 투자 중심의 투자자본수익률(ROIC)을 원칙으로 삼아 내실을 단단히 다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명확한 원칙과 기준하에 투자를 집행하고 이미 투자가 진행 중인 사업이라도 지속적으로 타당성을 검토, 세부사항을 조정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룹 거버넌스 조정에 따른 신속하고 능동적인 의사결정도 당부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말 임원인사에서 신속한 변화 관리와 실행 중심의 리더십을 구축하기 위해 HQ체제를 전격 폐지한 바 있다. HQ를 이끌던 부회장단도 모두 용퇴하는 등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힘을 책임과 권한을 부여했다.

신 회장은 “CEO들은 회사의 중장기 비전과 현안 해결을 동시에 고민하고, 임직원이 자율적으로 혁신하고 성장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조성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신 회장은 “과거 성공경험에 갇혀 우리는 다르다는 오만함을 경계해야 한다”며 “업의 본질에 집중해 주고, 고객 니즈에 부합되도록 끊임없이 제품과 서비스를 개선하는 것이 혁신”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고객 중심의 작은 혁신들이 모여서 큰 혁신을 만들 수 있다”고 그룹 차원의 본질적인 혁신을 강조했다. 그는 “익숙함과의 결별 없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지금 우리가 겪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다”며 “과거의 성공방식에서 벗어나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혁신을 신속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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