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 퍼스트'에 휘청인 韓 경제...성장률 1%p '증발'

경제

뉴스1,

2026년 1월 18일, 오전 06:0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집권 2기 첫해, '아메리카 퍼스트(자국 우선주의)'가 한국 경제를 강타했다.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관세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 여파로 수출이 꺾이며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1% 안팎으로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주요 기관들이 2%대 성장을 예견했던 것과 비교하면 트럼프발(發) 리스크로 인해 성장률이 반토막 난 셈이다.

트럼프 당선 이전 2% 넘던 전망…실제 성적표는 1% 턱걸이
16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지난해(2025년)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0% 수준에 머문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1.8% 내외)을 크게 밑도는 수치다.

불과 1년여 전만 해도 이같은 '성장 쇼크'를 예상한 전망기관은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전인 2024년 말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25년 성장률 전망치를 2.1%로 제시했고 국제통화기금(IMF)은 2.2%까지 내다봤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동시에 상황은 급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전부터 공약했던 관세 정책 현실화에 대한 우려와 대중(對中) 견제 심화로 한국의 주력인 반도체와 자동차 수출이 직격탄을 맞았다.

IMF는 지난해 분기별 수정 경제전망을 내놓을 때마다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0.2~0.3%포인트(p)씩 하향 조정하며 경고음을 울렸다.

16일 서울 중구 명동 환전소 전광판에 환율 시세가 나오고 있다. 2026.1.16/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상호관세·3500억 달러 청구서에 철렁인 외환시장…환율 '롤러코스터'
실물 경제가 쪼그라드는 동안 금융시장도 살얼음판을 걸었다. 특히 달러·원 환율은 대내외 악재가 겹치며 연중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지난해 외환시장은 1400원대를 훌쩍 넘나드는 고환율에 시달렸다. 트럼프 취임 전 발생한 '12·3 비상계엄' 사태의 여진으로 달러·원 환율은 연초부터 1400원대 후반까지 치솟았다.

이후 정국이 수습 국면에 접어들고 미 연준(Fed)의 정책 전환 기대감이 맞물리며 상반기 한때 환율이 안정화 흐름을 되찾기도 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트럼프 행정부가 내민 청구서가 시장을 다시 패닉에 빠뜨렸다. 미국 측이 관세 인하 협상 조건으로 한국 주요 기업들에 총 3500억 달러(약 500조 원) 규모의 대미(對美) 투자를 요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막대한 자본이 해외로 빠져나갈 수 있다는 '자본 유출' 공포가 확산하자, 안정세를 찾던 환율은 다시금 치솟아 1400원 중반대를 뚫고 올라가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최근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촉발한 베네수엘라 사태 등 지정학적 불안 요인도 환율 상승세에 기름을 붓고 있다.

고환율은 수입 물가를 밀어 올려 기업의 비용 부담을 가중시켰고, 이는 다시 국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수출 다변화로 버텼지만…올해 '중간선거 리스크'가 더 무섭다"
지난해 우리 기업들은 수출 시장 다변화 등을 통해 미국의 통상 압박에 대응했다. 그러나 전반적인 투자 심리 위축과 내수 부진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본부장은 "우리 기업들이 미국 시장 위축에 대비해 수출 다변화 노력을 하면서 전체 수출은 플러스(+)를 기록하는 등 선방했다"면서도 "하지만 소비와 건설투자 등 내수 심리가 회복되지 않으면서 성장률 방어에 실패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올해다. 전문가들은 2026년 한국 경제가 겪을 '트럼프 리스크'가 지난해보다 더 클 수 있다고 경고한다. 오는 11월 예정된 미국 중간선거가 핵심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주 본부장은 "통상 미국 중간선거에서는 집권당이 패배하는 경우가 많은데, 만약 공화당이 하원을 내주게 되면 트럼프 대통령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레임덕'에 빠질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막기 위해 선거 이전에 지지층 결집용으로 관세나 대외 정책에서 더 강력한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미 연방 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여부 판결의 불확실성이 남은 가운데 반도체 관세 압박도 높아지는 상황"이라며 "중간선거 승리를 위한 트럼프의 강경책이 쏟아질 경우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은 지난해보다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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