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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으로 만든 ‘짜장면’을 실제로 먹어본 모습. 당근을 면처럼 썰어 찌고, 춘장·된장·다짐육으로 만든 소스를 얹었다. (사진=한전진 기자)
재료는 생각보다 단출했다. 당근 200g, 소고기 다짐육 50g, 양파 반 개에 춘장 2큰술, 미소된장 3분의 1큰술, 다진 마늘 반 큰술 정도를 준비했다. 후덕죽 셰프가 사용한 스파이럴 슬라이서는 없어 채칼로 대신했고, 일정한 굵기로 썰어 찜기에 약 5분간 가볍게 쪘다. 소스는 달군 팬에 다진 고기와 양파를 볶다가 춘장과 된장, 마늘을 더해 감칠맛이 살아나도록 충분히 볶았다.
비주얼은 기대 이상이었다. 주황빛 당근 위에 검은 짜장 소스가 얹히자 색 대비만으로도 눈길을 끌었다. 처음 접해보는 조합이지만 방송에서 봤던 장면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당근이 메인인 요리라는 어색함은 여전했지만 ‘한번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강해졌다.
맛은 의외로 짜장면에 가까웠다. 당근 특유의 단맛은 배경으로만 은은히 남고, 메인 풍미는 다짐육의 고소함과 춘장·된장이 어우러진 짭조름한 감칠맛이 주도했다. 당근은 일정 굵기로 잘 찌면 면치기가 가능할 정도로 유사한 식감을 낸다. 쫄깃함은 부족하지만 오히려 느끼하지 않고 끝맛이 가볍다. 당근보다는 소스 존재감이 훨씬 강해, 먹다 보면 짜장면을 먹고 있다는 착각이 든다.
당근, 양파, 다진 소고기, 미소된장, 춘장 등으로 구성된 ‘당근 짜장면’ 재료. 후덕죽 셰프의 방송 레시피를 간소화해 따라했다. (사진=한전진 기자)
면 대신 사용할 당근을 일정한 굵기로 채 썬 뒤 찜기에 약 5분간 익힌 모습. 적당히 찌면 쫄깃한 식감이 살아난다. (사진=한전진 기자)
자주 해먹을 요리는 아니지만 한 번쯤 도전해볼 경험으로 충분했다. 짜장면의 대체재라기보다는 전혀 다른 구조로 새롭게 구성된 하나의 요리에 가까웠다. 익숙함 안에 낯선 재료가 들어가면서, 오히려 당근이라는 식재료의 활용 가능성을 다시 보게 됐다. 당근이 중심이 되는 요리가 앞으로 얼마나 더 다양하게 확장될 수 있을지 그런 상상이 덧붙는 순간이었다.
앞으로 흑백요리사를 계기로 쿡방 콘텐츠가 다시 주목받을지도 관심이 모인다. 시즌1 당시에도 SNS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화제를 모았고, 일부 메뉴는 실제 상품화되며 화제성을 입증했다. 시즌2 역시 회차별로 방송 직후 온라인에 레시피가 확산되고 이를 직접 따라 해보는 후기도 잇따르며 열기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당근 짜장은 그런 흐름 속에서 눈길을 끈 사례 중 하나다.
집밥 열풍이 더욱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고물가 시대, 외식보다 집에서 재료를 다루고 직접 조리하는 문화가 다시금 힘을 얻고 있는 가운데, 콘텐츠 속 요리를 따라 해보는 움직임은 단순한 흥미를 넘어 개인의 일상과 취향을 구성하는 방식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특별할 것 없는 한 끼라도, 직접 만들어보는 경험이 요즘에는 작지만 의외의 즐거움으로 다가오고 있다.
당근으로 만든 ‘짜장면’을 실제로 먹어본 모습. 당근을 면처럼 썰어 찌고, 춘장·된장·다짐육으로 만든 소스를 얹었다. (사진=한전진 기자)









